*전력 드림 60분
*주제: 독차지하다
*다이아몬드 에이스 나루미야 메이 드림
*개인지의 연속임다...기본적으로 드림전력 시리즈랑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현재 사귀고 있다는 설정.
*책에 포카분이 부족한 듯하여 포카포카한 얘기
에고이스틱 보이프렌드
울고불고 난리를 친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러니까…아마도 메이랑 사귀게 된 것 같다. 아니, '아마도'랑 '같다'는 필요 없나? 메이한테 직접 사귀자는 얘길 들은 것도 이미 3개월 전이니까…음. 그렇겠지. 확실히 사귀고 있다.
뭐, 사귀고 있다고는 해도 부끄럽고 야구부 분위기 문제도 있고 해서 일단 비밀로 하기로 했지만.
"야."
"응?"
"이리 와봐."
…그러니까 이렇게 하나뿐인 여자친구를 오라가라 똥개처럼 불러대는 것도, 숨겨야 해서 그런 거라고. 아마도…. 아니 뭐 딱히 사귀게 된 날도 다정하게 말했던 적은 없지만.
"왜?"
조금 부루퉁하게 대답하자 메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아, 빨리 오라면 와! 남자친구가 부르는데!"
헉.
"미, 미쳤어?!"
비밀로 하기로 해놓고! 얼른 달려가서 메이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한시름 놨다.
"휴."
"그렇게 해서 내가 숨이 막히겠냐?"
메이가 자기 입을 막았던 내 손을 떼어내면서 짜증을 부렸다. 이 멍청이는 진짜 뭘 잘했다고 짜증이야.
"아, 좀! 누가 들었으면 어쩌려고 그래."
"들으면 어때서."
어떻게 되긴. 망하는 거지. 그런 의미를 담아서 노려봤지만 메이는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내 손에 멋대로 깍지를 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하아, 내가 진짜."
"가자.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메이."
"안 춥냐? 목도리는?"
"목도리 가방 안에…아니 그보다 메이."
"그럼 그거 해. 그러고 다니다 감기 걸린다."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하더니 깍지 낀 손을 잡아 끄는 바람에 종종걸음으로 딸려갔다. 그리곤 멋대로 내 가방을 열더니 목도리를 꺼내서 내 목에 한 손으로 대강 둘둘 감았다. 얼마나 대충 감았는지 목도리가 코까지 올라와 숨을 막는 바람에 내가 다시 정리해야 했다. 이제 아침 아니면 날씨도 거의 풀렸는데 무슨 감기타령이람.
"됐다."
"되긴 뭐가…아 손 좀 놓고 가."
억지로 깍지 낀 손을 흔들었지만 메이의 손은 정말 꼼짝도 안 했다.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내 손을 잡은 힘이 약간 더 강해진 것만으로도 정말 손가락 사이에 빈틈이 없어졌다. 누가 투수 아니랄까봐 악력은 또 엄청 세서 내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가자."
그러더니 한술 더 떠서 자기 점퍼 주머니에 내 손을 잡은 채로 손을 집어넣어버렸다. 이꼴로는 일곱살 꼬마에게도 절친한 소꿉친구의 우정이라는 변명이 먹힐 리가 없다.
"메이이."
"얼른 와."
잡아끄는 손길에 어쩔 수 없이 메이의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걸음을 옮기면서도 푹푹 한숨이 나왔다. 진짜 이러다 누구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나루미야 메이 씨는 혹시 비밀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나요? 걱정과는 달리 다행히 우리 집 앞까지 도착했을 때도 아는 얼굴을 마주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와, 진짜 다행이다.
"메이, 얼른 들어가."
현관 앞에서 재촉했지만 그때까지도 메이는 내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러다 누구한테 들킨다니까."
"…들키면 어때서."
댓발 튀어나온 입이 얄미운 소리를 했다. 비밀로 하자고 했을 땐 자기도 고개 끄덕여서 여태까지 잘해놓고 이제와서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하는 것처럼.
"자꾸 왜 그래…."
약간 서운해진 마음에 말끝이 떨렸다. 메이도 그걸 눈치챘는지 움찔 놀란 기색이었다.
"야, 우냐?"
"안 울어."
말과는 다르게 또 말끝이 젖었다. 메이는 깜짝 놀라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얼른 손을 놓고 눈가를 닦아주었다.
"울지 마. 진짜 울라고 한 소리 아니거든?"
"근데 왜 그래애…."
달래주는 손길이 공연히 더 서럽다. 메이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로 울먹거리자 한층 더 당황한 메이가 우왕좌왕하며 손을 뻗었다. 곧이어 단단한 두 팔이 나를 감싸안더니 커다란 손이 등을 어색하게 토닥토닥 두드렸다.
"에이 씨. 아니야. 울지 말고.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라 뭐."
"아……너 또 그 자식이랑 같은 반이라며."
'그 자식' 같은 불특정한 지칭을 써도 누굴 말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또 같은 반이라니 작년이랑 같은 반인데다 메이가 신경 쓸만한 애는….
"…혹시 야마다 군?"
"어, 걔."
진짜냐.
어이가 없어서 눈물도 멎었다. 그때까지 파묻혀 있던 품에서 고개를 들자 한껏 못마땅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야마다 군은 제대로 거절 했잖아. 신경 쓰지 말라니까."
"아 그냥 싫다고! 그 자식 요즘도 계속 너 쳐다보는 거 모르지?"
"그걸 메이가 어떻게 알아."
"지나갈 때 다 보이거든?!"
그걸 또 언제 보고 있었다는 거야. 내 황당함에도 개의치 않고 메이는 계속 씨근덕거리면서 불평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 학년 올라가고 야마다 군이랑 제대로 얘기한 적도 없단 말이야."
"알아. 아는데."
"아는데 왜 그래."
"아, 그냥 짜증나! 쳐다보는 것도 싫어! 엄청 신경 쓰는 거 다 티나는데. 내가 너 점심 시간에 데리러갈 때마다 노려보고. 내가 내 여자친구 데리러 간다는데 지가 뭐라고?!"
질투 많은 건 알았지만 이 정도였을 줄은 몰랐지.
"질투 프린스…."
"이대로 확 소문 나버릴까? 그 자식도 그렇고 다들 알게."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야!"
어우, 귀 아파.
"너 내 여자친구거든?! 잊어버렸냐?"
"알아. 그러니까 야마다 군 신경 쓰지 마. 응?"
"뭐가 그러니까인데. 내가 신경을 안 쓰게 생겼―"
살짝 까치발을 들어 말하고 있는 메이의 입에 가볍게 한 번 입맞춤을 하고 떨어졌다. 메이한테 내가 먼저 스킨십한 건 3개월 만에 처음인가. 커다래진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불평만 하던 입도 할 말을 잃은 듯 뻐끔거리기만 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메이인데 야마다 군이 무슨 소용이야."
"아오, 너 진짜…."
하 씨, 하고 머리를 한 번 헝클어트린 메이가 한 번 뒤를 돌아보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흠칫 놀라며 내 쪽으로 얼굴을 고정했다.
"야, 얼른 문 열어."
귓가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왜?"
입술이 귓볼을 스치는 바람에 움찔했다. 다시 한 번 힐끔 뒤를 돌아봤던 메이가 다시 바싹 붙어서 속삭였다.
"…키스 한 번만 하고 갈게. 안 들키게."
교복 주머니에서 열쇠를 찾은 건 채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쿵, 현관이 제대로 닫히는 소리가 났다.
ㅇㅅㅇ..쀼..
'시리즈 > 다이에이: 소꿉친구 N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에이/드림/나루미야 메이] 소꿉친구 신드롬 (0) | 2015.11.08 |
---|---|
[다이에이/드림/나루미야 메이] 내 청춘의 소꿉친구는 어딘가 잘못 됐다 (0) | 2015.10.25 |
[다이에이/드림/나루미야 메이] 데이트를 신청하는 가장 나쁜 방법 (0) | 2015.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