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현대 AU 드림

*네타 있을 수도 있음




1. 아빠 친구 아들

세상에는 엄친아라는 말이 있다. 주로 수능은 태어날 때부터 1등급, 명문대 출신에 학점은 4.5에 수렴하고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입사해 초봉 5000을 받는다는 작자들을 말한다. 대개 애인 내지는 환상의 식스맨과 같은 의미…그러니까 있다고는 하는데 아무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환상의 존재로 여겨지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현실에도 엄친아라는 게 존재하기는 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바로 내 눈앞에 있기 때문이지.
엄친아, 아니 정확히 말해서 아친아가.

"이제 일어났나, A."

그것도 아주 현실감 넘치게도, 우리 집 거실 한 가운데에 정확하게 앉아서 우리 엄마랑 같이 멸치를 다듬고 있다. 

"…아."

"지나치게 긴 취침은 건강에 그리 이롭진 않다는 걸 다시 이야기 해야겠군."

재수가 뚝뚝 떨어지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이 녀석의 트라팔가 로우.
내가 평생의 숙적으로 (혼자) 생각하고 있는 아빠 친구의 아들이다.

이 인간으로 말할 것 같으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공부로 한 번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이 수능도 만점으로 국내 굴지의 의과 대학에 수석 입학,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수석을 놓쳐본 일 없어 교수님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다는, 그림으로 그린 듯한 엄친아다.

지가 잘나든 말든 지 혼자 잘나면 내 알 바는 아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로우 때문에 나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늘 성적으로 비교 대상이 되어 왔기 때문에 나는 지능지수가 좀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필요한 오해까지 사야 했으니까. 덕분에 코피 터지게 공부해서 로우와 같은 대학(의대는 아니지만)에 입학하게 되어서 엄마는 또 로우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것 같다.

왜죠?
공부한 건 나인데! 나라고! 쟤는 과외한다고 와서는 사람 자존심만 득득 긁고 가는 놈이라고!

"…로우는 왜 또 우리 집에 와있어?"
"엄마가 불렀지. 로시난테 씨가 그러는데, 요즘 로우가 공부하느라 바빠서 밥도 잘 못 먹는 것 같다고 하더라. 로시난테 씨도 요즘 바쁘다 보니 신경을 못 써줘서 미안하다고 그러길래 오랜만에 로우 얼굴도 볼 겸해서 와서 밥 먹고 가라고 했지."

밥도 못 먹기는 무슨. 쟤가 배고프다 한 마디만 해도 궁중요리를 배워서 바칠 기집애들이 한 트럭이던데.

솔직히 로우 놈은 머리도 좋지만 생긴 것도 꽤…뭐냐…괜찮은 편이고 키도 크고 목소리도 좋고 해서 여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고등학생일 때에도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까지 이름을 떨치고 있었으니 알만 하지. 덕분에 나는 로우와 지나가다 얘기하는 걸 목격당한 죄로 여자 선배들한테 불려가서 괴롭힘 당해야 했다.


아무튼 죄다 저 인간이 나쁘다 이거야.

"로우가 부지런해서 다행이지 뭐니. A 쟤는 딸이라고 하나 있는 게 매일 만화만 보고 게임만 하고 멸치 다듬고 이런 건 하나도 도와주질 않아서―"

엄마가 로우를 보며 하소연을 빙자한 잔소리를 폭격하는 것을 피해 화장실로 도망치기로 했다.

부시시한 머리를 긁으면서 화장실 문을 닫으려다가 이쪽을 보고 있던 로우와 눈이 마주쳤다.


로우가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기 때문에 나는 보답으로 양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주었다.


트라팔가 로우가 내 인생에서 꺼졌으면 좋겠다.


분노의 세수와 머리 감기를 하며 간절히 생각했지만 세상은 내 소원을 들어줄 기미가 전혀 없어서, 다시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는 식탁 머리에 앉아있는 로우와 얼굴을 마주보고 밥을 먹는 신세가 되어야 했다.


"로우, 이것도 먹어보렴. 오늘 아침에 한 건데."


그것도 맛있는 반찬은 전부 로우 앞으로 갔기 때문에 김만 싸먹었다.


아빠 친구 아들 같은 거 진짜 싫어!!



Posted by 양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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