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님 리퀘
*쿠로바스 미도리마 신타로 드림
*3-Z AU..? 무슨 AU가 이렇지
*오늘도 의미불명 주의
3학년 Z반! 미도리마 선생님!
로미가 키세키 고등학교에 전학오게 된 것은 3학년의 봄, 일반적으로는 전학을 잘 생각하지 않는 시기였다. 이도저도 아닌 어중띤 시기에 학교를 옮기게 된 데에는 대략 10년 쯤의 경제사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든 여러 가지의 어른들의 사정 간의 충돌이 있었으므로 가볍게 생략하기로 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아무튼 로미는 5월 초에 키세키 고등학교에 전학을 오게 되었다.
"수학 담당인 미도리마 신타로라는 것이다."
거기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것이 담임인 미도리마 신타로. 아담한 편인 로미로서는 목을 한껏 꺾어도 얼굴을 보기 힘든 장신이라 처음엔 조금 놀랐다.
"어, 미도리마 선생님. 그쪽 여학생이 오늘 온다던 학생?"
"그렇다는 것이야, 타카오 선생."
미도리마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이동하던 중 만난 선생님이 붙임성 좋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아~ 안녕 안녕. 체육 담당인 타카오야."
"안녕하세요."
왠지 악수를 권하기에 얼떨결에 악수도 했다.
"얌전하게 생겼는데 Z반이라니…고생 좀 하겠네."
"네?"
"Z반은 Zㅔ정신이 아니라서 Z라고…."
"타카오 선생."
"앗, 실수! 하하하! 아이고 수업 들어가야 하는데 잊어버렸네. 이따 봐!"
뭐지. 뭔데 튜토리얼 중에 노골적으로 떡밥 던져주는 것 같은 찜찜함만 남기고 가버리는 거지. Z반은 뭐 문제아 반이라도 되나. 알고 보면 고쿠센? 미도리마 선생님 사실 야쿠자 4대고 막 그런 건가. 로미는 의문을 가득 담은 눈으로 복도 저쪽으로 사라지는 타카오의 등을 가만히 보다가 미도리마의 재촉에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전학생이 왔다는 것이다."
막상 도착한 3학년 Z반 교실은 생각보다 평범하고 조용했다. 책상이 제멋대로 늘어져있지도 않고 벽에 마구 락커로 뿌린 낙서가 그려져 있지도 않다. 험악한 얼굴…은 있지만 적어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게임기를 두드리고 있거나 대놓고 반항하고 있지도 않았다.
'…평범…한가?'
"로미는…반장 옆자리에 앉으라는 것이다. 아카시."
"네, 선생님."
미도리마 선생의 부름에 손을 든 것은 빨간 머리의 잘생긴 소년이었다. 단정한 얼굴에 자신감 있는 미소를 띤 입매. 로미는 그 아카시의 '나 잘나감' 하고 얼굴에 써붙여놓은 듯한 생김새에 감탄하며 천천히 그리로 다가갔다.
"나는 아카시 세이쥬로. 잘 부탁해."
"으응."
…뭐야, 상냥한데?
타카오 선생의 말은 그냥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로미는 조금쯤 그렇게 마음을 놓았다가,
"내 말에 거역하면 교장이라도 죽인다."
안전가위를 들고 종이를 자르며 눈을 번쩍이는 아카시와
"머리가 높다."
책상 옆을 멀쩡히 지나가던 키 큰 남학생의 다리를 거는 아카시를 보고 다시 생각을 고쳐먹어야 했다.
Z반의 Z는 확실히 Zㅔ정신 아닌 놈들의 Z였다.
'…다시 전학갈까….'
그렇게 생각했던 때에 정말 전학가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늦었지만.
"무라사키바라! 매점 싹쓸이 적당히 하라고!"
"응~? 그치만 배고프구?"
전생에 과자 못 먹어서 죽은 토토로 같은 놈.
"아오미네 군!! 학교에 장수 풍뎅이를 가져오면 어떡하니!!!"
"내 장수 풍뎅이를 이길 수 있는 건 내 장수 풍뎅이 뿐이다."
코난 만화에서 튀어나온 범인 같은 놈.
"키세…과제를 그대로 베끼는데 필체까지 베끼다니…성의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하나만 해라."
"5분 동안 베낀 거 뒤엔 다 제 글씨라구여?!"
사륜안 없는 카피 닌자 키키시게리온 같은 놈.
Z반에는 세상의 모든 이상한 놈들이 모여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에도 유별나게 또라이 같은 놈은 한두 명이 더 있기 마련이다.
"엠페라-아이. 넌 왼발을 내딛을 거야."
책상과 책상 사이에 낚시줄을 걸어 지나다니는 사람들(키 큼)을 넘어트리는 반장 아카시 세이쥬로가 그 중 하나.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오늘 게자리의 럭키 아이템은 핑크색 파자마라는 것이야."
핑크색 파자마를 입고 교단에 서는 기행도 서슴치 않고 해내는 기인 중의 기인, 담임 미도리마 신타로가 되겠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것이야. 오늘 쪽지시험에서 게자리의 행운의 숫자 33점을 맞은 학생에게는 특제 데굴데굴 연필을 주겠다는 것이야."
이쯤 되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왜 아무도 지적을 안 하는 거지.
그 사이에서 무디게 생활하기에 로미는 너무나 상식인이었다. 온 몸의 세포가 츳코미를 걸라고 자신에게 명령하고 있는 느낌이다. 막상 지나친 상식인 기질이 '남에게 지적질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라고 본능 단위의 츳코미를 억누르고 있기는 하지만.
"끄으응…."
이러다 위에 빵꾸 나겠어.
차라리 속시원하게 질러버리면 편할지도. 기인들 사이의 상식인은 슬슬 스트레스로 이성을 날리기 직전이었다.
"로미. 교무실로 잠시 내려오라는 것이다."
핑크색 파자마 차림의 미도리마 선생이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던 로미를 부른 것은 로미가 슬슬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이 악몽에서 깰지도…후후후…하고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아? 네, 네."
스트레스와는 별개로 착실한 학생이었던 로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미도리마 선생의 뒤를 졸졸 따라 교무실로 향했다.
"흠, 흠."
"선생님?"
"전학 와서 힘든 일은 없냐는 것이다."
"…………."
댁인데요.
예의바른 학생 로미는 차마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다.
"아뇨…딱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억지로 끄집어 올려낸 거짓말에 미도리마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요즘 표정이 좋지 않아보였다는 것이야. 고민이 있다면 주저없이 상담해도 좋다는 것이야."
"아, 네…감사합니다."
'지금 고민은 선생님 옷차림이지만.'
역시 말할 수 없었다.
"…오늘 물병자리의 럭키 아이템은 녹색 손수건이라는 것이야."
"네에…."
학생에게 오하아사를 전파해서 어쩌라는 건가 싶다. 럭키아이템이라도 있으면 Z반 놈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오기라도 하나. 그렇다면 100개라도 사겠지만. 생각에 잠겨있던 로미의 앞에 미도리마 선생의 손이 내밀어졌다.
"흠, 흠흠. 오늘 하루 사용해도 좋다는 것이야."
미도리마가 건넨 것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틀림 없는 녹색 손수건이었다.
"………."
이게 대체 뭐지. 입을 헤 벌리고 있던 로미의 옆에서 불쑥 타카오 선생이 고개를 내밀었다.
"미도리마 선생님이 로미쨩한테 기운 내라고 주는 거야~ 반납 안 해도 될 걸?"
"타카오 선생!"
"요즘 매일 표정이 안 좋다고 신쨩 선생님이 걱정이 많아요? 로미쨩. 럭키 아이템 받고 기운 내?"
"쓸데 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것이야!"
타카오 선생은 곧 얼굴을 붉힌 미도리마 선생에게 쫓겨났다.
"흠, 흠흠. 그러니까."
"………."
로미는 미도리마의 붉어진 얼굴과 손수건을 번갈아 보다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잘 쓸게요."
'기인이거나 선생님이거나 하나만 하면 좋을 텐데.'
여전히 예의 바른 학생인 로미는 쓸데없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손수건을 받아들었다.
살짝 손끝을 스친 손바닥이 따뜻했다.
'짧은 > 쿠로코의 농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로바스/드림/아카시 세이쥬로] 친애하는 학생회장님에게 (7) | 2017.05.17 |
---|---|
[쿠로바스/드림/미도리마 신타로] 미스틱 로맨틱 보이프렌드 (3) | 2017.05.15 |
[쿠로바스/드림/키세 료타] KISE MAKETH HOGU 下 (0) | 2015.08.01 |
[쿠로바스/드림/키세 료타] KISE MAKETH HOGU 中 (0) | 2015.07.27 |
[쿠로바스/드림/키세 료타] KISE MAKETH HOGU 上 (0) | 2015.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