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드림 전력

*주제: 즉흥적인

*쿠로코의 농구 아오미네 다이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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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th or Lie





아오미네 다이키. 체대생. 키는 190cm 이상. 강의 시간에는 늘 존다. 아니, 존다기보다는 잔다.


내가 지금 내 옆에서 걷고 있는 남자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였다. 이 정도나마 알고 있는 것도 같은 교양 강의에서 늘 근처 자리에 앉기 때문이다.


스쳐지나가며 본 피지컬이나 목소리는 뭐 그럭저럭 내 취향이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그 이상 알아야 할 의무는 없었다. 


마주치면 서로 알아보는 정도는 되지만, 아마 이번 학기 강의가 끝나고 나면 다시 얼굴을 볼 일도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전부였던 사이다.


그 예상이 빗나간 것은 오늘 밤의 일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갔던 클럽에서 아오미네를 발견한 것이다. 알코올이 약간 오른 상태,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아오미네는 평소보다 훨씬 내 취향으로 섹시하게 보였다.


"안녕."


다가가서 먼저 말을 건 것은 그런 이유였다. 아오미네는 그제야 나를 알아보았는지 그때까지 찡그리고 있었던 얼굴을 폈다.


"어, 안녕."

"이런 데에서 다 보네."


시끄러운 실내에서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아오미네는 이런 곳이 영 익숙하지 않은지 인상을 찡그렸다.


"재밌는 곳에 가자길래 따라왔더니…너는?"

"난 친구들이랑 같이."

"잘도 이런 시끄러운 곳에 다니네, 너."


투덜거리는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졌다. 조금 더 옆으로 다가가며 몇 마디 말을 더 붙이자, 결국 아오미네는 생각했던 말을 먼저 꺼냈다.


"밖으로 안 나갈래? 하나도 안 들려."

"좋아."


오늘 정한 목표는 그였고, 딱히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내두고 아오미네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사람이 가득했던 실내에 비해 확연히 싸늘한 공기가 피부로 스며들었다.


나는 그에게서 한 걸음도 채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서 옆을 걸으며 몇 마디 더 말을 붙였다. 아오미네는 의외로 내 물음에 하나하나 성실히 대답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팔을 붙잡았다. 아오미네는 잠깐 움찔하며 나를 내려다보았지만, 잡힌 팔을 빼내지는 않았다.


"여자친구는?"

"그런 거 없어."


단답하는 목소리가 만족스럽다. 혹시 얼마 전에 헤어졌나? 물론 거기까진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그럼 있잖아, 갈래? 저기."

"……."


내가 가리킨 러브 호텔의 네온 사인을 확인한 사나운 육식 동물 같은 눈이 가만히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가볍게 그 팔에 매달려 꾹 가슴을 붙이며 속삭였다.


"여자친구 있는 남자랑은 안 하거든."


따로 대답은 없었다. 내가 가리킨 방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졌던 것이 말을 대신했다.





(삭제 부분)





내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오미네는 아직 자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는지 약간 헤벌레 해진 얼굴로 잠들어 있는 까만 얼굴을 내려다보다가 먼저 씻고 옷을 챙겨 입었다. 어젯밤에 하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 탓에 일일이 찾아내는 것도 일이었다.


"……."


내가 준비를 전부 마칠 때까지도 아오미네는 눈을 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를 깨우는 대신 먼저 방을 나서기로 했다. 


어차피 나가야 할 때가 되면 전화가 울릴 테니까 알아서 일어나겠지.


집까지는 별로 멀지 않았다. 내가 옷을 갈아입고 익숙한 내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까지도 아마 아오미네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피곤하니까 오늘 강의는 못 가겠다.


자체 휴강을 결정하고 부족한 잠을 청했다.


꿈에는 얼굴 모르는 아오미네의 여자친구가 찾아와 내 남자친구와 잤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자친구 없다고 했는데. 


뒤숭숭한 꿈 덕분인지 잠이 깬 것은 내가 잠을 청한 지 두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시점이었다.


아직 좀 피곤한 것 같긴 한데 더 자기도 좀 그렇고…지금부터 준비하면 강의 출석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침대에 누운 채 고민하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갈아입고 아주 간단한 메이크업을 마치고 집을 나선 것은 평소 학교에 가는 것과 크게 차이도 없을 시각이었다.


…아오미네는 잘 일어났을까. 학교 오려나. 깨우고 올 걸 그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강의가 있는 건물로 들어섰다. 오늘 이른 아침까지 함께 있었던 커다랗고 검은 남자의 모습이 눈에 띈 것은 그때였다. 


뒷모습이 길게 하품을 한다.  다행히 잘 일어난 모양이네. 옷은 어제랑 같은 걸 입고 있어서 외박한 티를 풀풀 풍기지만.


피식 웃으면서 등을 관찰하던 때, 옆에서 불쑥 여자의 모습이 튀어나왔다.


"다이쨩! 어제 어디 갔었어? 집에도 안 오고. 외박? 외박했지?"


예쁜 여자애였다. 옷 위로도 알 수 있는 볼륨감 있는 몸매와 귀여운 목소리. 찰랑거리는 분홍색 머리카락. 가늘고 작은 손이 아오미네의 티셔츠 자락을 잡아당겼다.


"옷도 어제랑 같은 거고!"

"어, 무슨 상관이야."

"무슨 상관이긴!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네가 내 엄마냐?"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역시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 같다.


뭐야, 여자친구 없다더니 거짓말이었네.


한숨을 삼키면서 돌아섰다. 그 때 아오미네가 이쪽을 돌아보는 바람에 잠깐 눈이 마주친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좋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아오미네 다이키는 쓰레기. 그런 생각을 하느라 기껏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석한 강의에는 별로 집중하지 못한 것 같다.


거짓말 한 건 저쪽이고, 어쨌건 나는 사전에 확인했으니까 도의상 책임은 저쪽에 있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영 머릿속이 복잡했다.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 드는 데다 기운이 빠지는 건 역시 배가 고파서인가? 하긴 어제 저녁 때 안주를 몇 개 집어먹은 것 이후로는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까 그럴만도 하다. 오랜만에 기운도 많이 썼고. 비록 쓰레기랑 함께였지만.


식권을 뽑기 위해 지갑을 꺼내려던 때에 옆에서 불쑥 다가온 크고 검은 손이 먼저 발권기에 지폐를 집어넣었다.


돌아본 곳에는 예상했던 얼굴이 있었다.


"안 깨우고 그냥 갔더라."


말을 걸어오는 아오미네를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냥 다른 데에서 먹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어깨를 잡혔다.


"야. 왜 그냥 가."

"……."


지금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


"여자친구 있는 남자랑은 안 한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뭐?"


안 그래도 인상이 썩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얼굴이 찡그려졌다. 이쪽으로 걸어오던 남학생 둘이 방향을 바꾸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없다며. 거짓말 하는 놈은 쓰레기야."

"쓰…뭐?"


황당하다는 듯이 소리를 높이는 목소리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쓰레기는 쓰레기니까 취소할 생각은 없다.


"누가 거짓말을 했다는 건데?!"

"아까 다 봤어. 여자 친구랑 있는 거."

"그딴 거 없…아."


어디서 거짓말을. 어깨에 올려진 손을 치우면서 쏘아붙이자 아오미네는 억울하다는 듯이(자기가 왜?) 인상을 구기다가 멍청한 얼굴을 했다.


"…그거 사츠키 얘기냐?"

"이름을 내가 어떻게 알아. 분홍색 머리의 미인이라면 맞겠지. 그렇게 예쁜 여자친구를 두고 잘도 그런 쓰레기 짓을 하네."


아오미네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서 자리를 피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 나를 뒤따라왔다.


"걔는 그냥 소꿉친구거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아, 네네. 그러세요. 원래 다 친구가 자기 되고 여보 되고 그러는 거지?"


영혼 없이 대답하는 나를 보며 아오미네가 짜증스럽게 자기 머리카락을 휘저었다. 물론 나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내 갈 길을 갔다. 쓰레기 따위에게 허비할 시간은 1초도 아깝다.


"사람 말 좀 들어!"


내가 아오미네의 울분에 찬 해명을 믿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넘게 지난 뒤였다.





청도 딱 봐서 사귄다고 오해 안 하는 사람이 더 적을 느낌..............

물론 저는 적극적으로 오해합니다....청도 좋아함.....

Posted by 양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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