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가 기억 안 나실 거예요. 왜냐면 저도 잊어버렸거든요. 그러니까 간략 다이제스트: 주인공은 시련을 겪고 극복하고 신드바드랑 같이 이케이케 손 잡고 신드리아로 옴.

주인공은 이케이케 신드바드랑 손잡고 신드리아로 왔음. 다른 건 딱히 생각을 안 하고 일단 쉬고 싶었기 때문에 일단은 엄마가 사는 집으로 같이 갔음. 그리고 근 한 달을 두문불출함. 

너무 큰일을 겪어서인가 현자타임 같은 게 와서 만사가 다 귀찮고 의욕 없고 피곤하고 그랬음. 전에 비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악몽 때문에 잠을 설치고 음식 넘기기 힘든 건 여전했음. 엄마는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음. 그래서 꿈 꾸지 않고 잠들게 하는 마법도 연구하고 그랬음. 

주인공이 걱정된 건 신도 마찬가지라서 시간이 날 때마다 주인공을 찾아갔음. 물론 바쁘니까(쟈파르가 매의 눈르로 감시하니까) 그렇게 자주 가진 못했지만 나름댜로 열심히 찾아감. 몸에 좋다는 뭐도 가져가고 숙면에 도움이 되는 것도 가져가고..꽤 지극정성이었음. 쟈파르도 말은 안 했지만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라 신이 시간 날 때 찾아가는 걸 굳이 막진 않음. 물론 일 빼먹고 가고 무리해서 가고 그러면 잡힙니다. 혼납니다. 

주인공도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걸 알아서 기운을 내려고는 하는데 영 마음 먹은 대로 되질 않음.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고. 그래서 스스로한테 좀 짜증이 났음. 근데 또 그걸 어디다 풀 기운도 없어서 스트레스가 무한 악순환 됨. 폭발 직전이었음.  

암튼 그렇게 우울우울 열매 먹고 땅 파고 들어가던 주인공에게 신드바드가 계속 찾아왔음. 주인공이 생각하기에도 이런 무기력증 걸린 사람이랑 얘기해봤자 재밌지도 않을 텐데 자꾸 찾아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음. 

그러던 하루는 땅파기력이 하늘을 찔러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우울했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고 자기혐오가 밀려오고 머리도 아프고...아무튼 총체적 난국인 컨디션이었는데 그날도 신드바드가 출근도장 찍으러 옴. 

주인공은 신드바드한테는 늘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이런 상태로 신이랑 얘기하면 짜증만 낼 것 같고 또 그건 미안하고 싫어서 그냥 돌아가달라고 했음. 온 사람한테 돌아가라는 것도 미안한 짓이긴 하지만 짜증을 내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신은 잠깐 문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가져온 것만 놓고 가겠다고 했음. 가져온 게 뭔가 했더니 얼마 전에 가져다 주겠다고 했던 읽을거리들이었음. 

책이 이것저것 있었는데 제일 위에 올려져 있던 게 신드바드 모험기 최신권...심지어 들춰보니까 일권부터 쭉 있음. 왕님 자의식 쩐다...뭐 이런 느낌으로 좀 웃겼음. 피식피식 웃고 신이 갖다 준 책을 몇 권 집어다 읽기 시작했음. 잊을 뻔햇지만 주인공은 신드바드 모험기 짱팬입니다..존나 막 책 소장용 감상용 따로 갖고 있었음. 

우선 신드바드 모험기 못 읽은 데부터 최신권을 읽고. 혁명군 있을 땐 책을 거의 안 읽어서 쎃인 권수가 두어 권 있었음. 그거 다 읽고 다시 1권부터 읽으려고 폈음. 이미 내용은 다 외울 정도로 읽었지만 안 본 지 너무 오래 돼서 다시 보고 싶었음.

1권을 읽고 후기까지 읽고 보니 왠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음. 열네살 때의 신드바드가 생각나고. 여섯살 때의 자기가 생각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 운운하는 후기를 보니까 오글거리는데도 왠지 기쁘고 그러면서도 서글프고...뭐라고 딱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치고 올라옴.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닦을 생각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있으려니까 창문이 벌컥 열렸음. 깜짝 놀라서 창문 쪽을 보니까 신이 뙇! 이 인간이 가라는데 안 가고 주인공 스토킹 하고 있었던 거임....라고 하면 넘 범죄 같다..주인공 안색이 심상치 않아서 걱정되는 마음에 지켜보고 있었던 겁니다. 정말입니다. 나쁜 짓 한 거 아닙니다. 

스토커 신님 등장!!! 아니 이 인간이 갑자기 왜 튀어나온 거야 하고 놀란 주인공 앞으로 온 신이 다가왔음. 그리고 왠지 자연스럽게 주인공 눈물을 닦아주고 토닥토닥 해줌. 주인공은 울음을 그치려고 했는데 맘대로 안 멈춰짐. 눈물이 계속 뚝뚝 떨어지고. 신은 계속 눈물을 닦아주면서 괜찮으니까 울고 싶은 만큼 울라고 몇 번이나 말해줬음. 

뭐 악몽 꿀 때부터 시작해서 달래지는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살짝 맨정신인 건 처음이라 새삼 신 목소리가 꽤 다정하다거나 눈물 닦아주는 것도 세심하다거나...그런 생각도 들었음. 울면서도 딴생각 드는 걸 보니 생각보다 별로 우울하진 않았나? 싶기도 하고. 

눈물을 그칠락 말락하고 몇 번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신이 조심조심 등 토닥토닥해줬는데 왠지 새삼 부끄러움....그래서 급한 대로 얼굴 문질러서 닦고 있으니까 신이 그러다 피부 상한다고 손 붙잡고 어디서 났는지 모를 좋은 손수건 같은 걸로 살살 닦아줬음. 괜찮으니까 그만하라고 했는데 안ㅋ들ㅋ음ㅋ 쓸데없이 마이페이스... 

다 울고서 코만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신이 이제 좀 괜찮아졌냐고 물어봤음. 뭐가 서러웠냐고 캐묻지 않는 게 꽤 고마움. 이래저래 민폐를 끼쳤고 할 말도 있고 해서 훌쩍거리면서도 고맙다고 했음. 그리고 두서는 없지만 생각나는 걸 털어놓음. 이왕 민폐인 거 오늘까지만 하고 끝낼까 하고. 옛날부터 쭉 생각했던 거나 신드리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거나. 다들 밝아보여서 혼자 붕 뜬 것 같았다는 느낌들. 고맙다는 얘기도 몇 번이나 하고. 

얘기하는 중에도 신이 몇 번이나 토닥토닥해줘서 또 울듯말듯 하고. 손수건으로 또 닦아주려는 걸 말리고 뺏어서 빨아서 돌려주겠다고 했음. 

그리고 쭉 궁금했던 걸 물어봄. 

아저씬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줘요? 

갑자기 물으니까 신은 좀 당황했음. 칠해의 바람둥이의 본능이 말하길 지금은 때가 아니다!!! 라는 느낌이 온 것이었다!!!! 사실 이래저래 꼬실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잠깐 말을 고르고 있는데... 주인공이 아직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으니까 그냥 콱 끌어안아버리고 싶긴 했음. 물론 칠해의 바람둥이가 거기까지 타락하진 않음...자제했습니다. 대신 다정한 목소리로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대답을 해줌.

이 아저씨 자원봉사자인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나갓던 엄마가 오빠랑 새언니랑 같이 귀가하는 바람에 그 날은 그걸로 파장. 펑펑 운 것 같은 주인공 얼굴을 보고 오빠가 잠깐 신을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거나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 뒤. 주인공은 잘 빨아서 말린 손수건이랑 빌린 책을 돌려주러 가기로 했음. 왜냐면 며칠 동안 신이 바빴는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임. 근데 돌려는 줘야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이상하고 기분 전환도 할 겸. 이런저런 이유로 짐을 챙겨서 집을 나옴.

물론 혼자 궁에 들어갈 순 없으니까 엄마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같이 가기로 함. 흑칭탑으로 갔다가 거기서 책을 돌려주고 손수건은 적당히 야무라이하한테 맡긴다거나. 그리고 허락을 받을 수 있다면 흑칭탑을 둘러보고 나와서 시가지나 시장을 돌아볼 계획.

엄마한테 말했더니 안 그래도 우울증 주인공 땜에 걱정이 많았던 엄마는 쌍수를 들고 환영함. 그리고 바로 주인공을 챙겨서 왕궁으로 향했음. 출입 관리하는 사람이 또 엄마랑 친해서 꼭 필요한 절차만 밟고 안으로 잘 들어갈 수 있었음. 흑칭탑으로 바로 향해서 책 반납하는데 확인해 보니까 빌려간 사람이 신드바드임. 왕님도 도서관에서 카드 쓰고 책 빌리는 좋은 나라. 

근데 신드바드 모험기는 흑칭탑 도서관에서 빌린 거 아니고 신드바드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거. 그걸 알고 이걸 어쩌나 하고 있는데 마침 야무라이하가 등장함. 

어 그러고보니 설명 빼먹은 것 같은데...주인공네는 식객인데도 녹사탑에 안 살고 시가지에 집을 얻어서 살고 있음. 원래 녹사탑 살았었는데 오빠 겨론하면서 시가지로 나가 사는 거. 엄마는 녹사탑에 좀 더 살다가 주인공 데려오면서 시가지로 집 얻어서 나옴. 

암튼 엄마를 발견한 야무라이하가 인사를 건네고 그.옆에 있던 주인공을 발견. 엄마가 주인공을 소개해줌. 

주인공 이름을 들은 야무라이하가 매우 놀랐음. 주인공이 예전에 발표한 논문(이라기보다 책. 주인공은 마법 쓰진 못하지만 이론은 빠삭)을 읽은 적이 있어서 알고 있음. 책 내용이 뭐였냐면 마법의 에너지와 마고이를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어떤 정량적 측정의 방법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당시에는 꽤 신선한 시도였음(※야매설정). 발간 이후로는 마법연구자들 사이에서 바이블이 된. 

야무라이하도 그 책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주인공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꼭 만나서 마법에 관해 토론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왔음. 그래서 신드리아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무지 기뻐했는데 주인공한테 있었던 안 좋은 일이나 그것 때문에 우울증이 와서 두문불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음. 꼭 얘기는 해보고 싶었는데 무작정 찾아가기도 그러니까는 그냥 마음에 딤아두고 언젠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 야무라이하는 아이돌을 만난 팬 같았음. 야무라이하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드디어 만난 존잘님을 향해 선망의 눈빛을 보내면서 주인공 책 잘 읽었다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됐다 하고 떠들더니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겠냐고 물었음. 눈빛니 심상치 않아서 움찔하긴 했지만 엄마도 그렇게 하라고 등을 떠밀었기 때문에 얼떨결에 승낙. 

엄마 생각에는 둘이 나이대도 비슷하고 여자애고 학문분야만 죽어라 패는 성향도 비슷하니까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았나봄.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흑칭탑에 있는 휴게실(이라고 쓰고 토론장 강연장이라고 읽는다)에서 야무랑 주인공은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둘 다 물 만난 물고기입니다..주인공이야 마법이 전공분야는 아니니까 어떤 실험적 현상에 관해서는 야무 의견을 수용하되 학문 전반을 연구하는 인간으로서 이론적으로 새로운 견해를 덧붙이거나. 야무는 또 그걸 들으면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생각하고 새로운 실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둘이서 열심히 얘기하고 있으니까 흑칭탑 소속의 다른 학자들도 슬금슬금 다가와서 듣다가 토론에 끼다가 함. 판이 커짐. 학자들이 잔뜩 모여서 와글와글 토론판을 불이다보니 겁나 시끄러워짐. 심지어 다들 주인공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라 평소보다 시끄러웠음. 보고서에 쓸 자료를 가지러 왔던 문관들이 무슨일이냐고 물어볼 정도. 

심부름 왔던 문관(막내)이 토론을 하고 있다니 무슨 토론을 저리 열심히 하나 궁금해서 가보는데 뭘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포기하고 백양탑으로 돌아옴. 그리고 선배들한테 흑칭탑에서 토론을 겁나 열심히 하더라~ 하고 전해줌. 

백양탑에서 토론에 관한 소식이 퍼지건 말건 암튼 주인공은 오랜만에 하는 다른 사람과의 토론에 열을 올리고 있었음. 말하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냥 오랜만이라 즐겁고 좋아하는 분야니까 더 좋고. 신나게 얘기하고 있으니깐 사람들도 모이고 더 커지고. 

다들 활발하게 토론하는 와중에 왠지 누군가가 되게 벅찬 듯한 눈으로 주인공을 보고 있었음. 누군가 하면 예~전에 주인공이 한참 어릴 때 아빠 밑에서 수학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음. 신왕 즉위 전에 나라를 떠나서 여행하다가 신드리아로 갔기 때문에 혁명파 사건 하고는 관련 없이 무탈하게 지나갔고..다만 스승님과 사형제들이 무고하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듣고 슬퍼했었음.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학문의 기초를 배우고 이 길로 들어설 결심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감사함이나 뭐 암튼 좋은 추억이 많은 사람이라 주인공이 그 딸이고 살아남아서 선생님과 똑같은 화법을 구사하며 학문의 길에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음. 암튼 엄청 어릴 때 본 게 다인 사람한테 감격씩이나 느낄 정도로 좋은 사람이긴 한데...문제는...눈새임. 것도 심각하게.

그래서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말해버렸음. 스승님(주인공 아빠)과 말하는 방법까지 똑같구나! 하고. 순간 주인공은 얼음이 됨. 아빠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고 처형장 풍경이 생각나고. 얼굴이 창백해지니까 그 학자도 그제서야 뭘 잘못 말한 걸 깨달았음. 

어? 어? 하고 눈치를 보는 사이에 주인공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창백한 얼굴로 먼저 가보겠다고 말했음. 다들 눈치보느라 말리지도 못하고. 그나마 야무가 왕궁 정문까지 바래다준다고 말하고 같이 일어남. 

그리고 남겨진 눈새 학자는 겁나게 눈칫밥을 퍼먹퍼먹...우울하게 연구실로 돌아갔다는 소식인데요. 

야무는 주인공을 왕궁 정문까지 바래다주고(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거절함) 조심스럽게 나중에 집으로 찾아가도 되냐고 물음. 주인공은 야무가 꽤 맘에 들었으므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먼저 집으로 비틀비틀 돌아갔음.

그리고 뒤늦게 그 소식을 들은 엄마는 눈새 학자에게 달려가 분노의 불꽃 마법을 선사했습니다. 머리카락 다 태워버림. 그리고 주인공이 놓고 간 책이랑 손수건은 야무한테 부탁해서 신드바드한테 전해달라고 하고 근무 끝나자마자 집에 옴.

야무는 부탁 받은 대로 물건들을 신한테 전해줌. 신은 주인공한테 빌려준 게 야무 통해서 돌아오니까 놀랐음. 그래서 사정을 물어봄. 야무는 조심스럽게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설명했음. 

신은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음. 지금 가도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을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음. 

그래서 고민하다가 저녁 때 살짝 들여다보러 갔는데 주인공이 창가에 앉아서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걸 발견함. 이 무슨 운명적인. 빠밤. 이렇게 보니까 표정은 또 의외로 나쁘지 않은 것도 같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상황을 살피다가 주인공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 걸 발견함. 이건 말을 걸어야 할 타이밍인 것 같아서 주인공을 불렀음. 아래를 보니까 신드바드가 있잖아? 놀라잖아? 깜짝 놀라서 아저씨 왜 여깄냐고 물어보니까 너 보러 왔대. 문으로 들어와도 될걸 청승맞게 창문 밑에서 뭐하냐고 타박을 줬음. 신드바드는 그냥 씩 웃고. 앓느니 죽지 하고 한숨을 내쉬니까 신이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봄. 그럼 창문 밑에서 청승 떨고 있던 왕님을 내쫓나. 그럴 순 없지. 대신 문으로 들어오랬더니 그건 또 안 들음. 나무 타고 올라왔음. 이 아저씨 몇 살이야 도대체. 신이 창틀에 걸터앉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오늘은 뭐했냐고 물어봤음.

창가로 온 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오늘은 뭐했냐고 물어보고 주인공은 적당히 왕궁에 책 반납하러 갔었다고만 얘기함. 신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그랬으면 날 보고 가지 왜 그냥 갔냐 섭섭하다 하고 폭풍 다큰어른의 괴로운 찡찡ㅇ이를 시전. 바쁜 것 같아서 일 방해할까봐 그랬다고 하니까 신은 졸라 진심으로 좀 방해해줬으면 좋았을 거라고 함..아무리 쟈파르라도 손님이 왔는데 못 만나게 하진 않을 테니까. 주인공이 한숨 쉬면서 왕님이 그렇게 다른 사람 핑계로 땡땡이 칠 궁리만 하고 있으면 되겠냐고 했더니 신이 바람둥이 스마일로 핑계가 아니라 널 보고 싶었다고 말했음. 주인공은 잠깐 당황했지만 곧 신의 별명을 생각해내고 짜식은 시선을 보냄. 이런 바람둥이 자식...하고 짜식은 시선을 보내니 신은 당황했지만 자업자득입니다. 신은 안 되겠다 싶은 촉이 와서 화제를 돌렸음. 왕궁 구경은 잘했냐 느낌이 어땠냐 왔다 바로 갔냐 뭐 그런 거 물어보고. 

암튼 주인공한테 찾아온 신드바드! 칠해의 바람둥이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아님 ..머 이케이케 대화를 하다가 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오늘 모처럼 왕궁에 왔는데 안 보고 가서 섭섭했다 내일도 와라 하고 운을 띄움. 왕궁에? 내일도? 하고 눈을 끔뻑거리고 있으니까 흑칭탑 사람들도 소개시켜주고 왕궁 안내도 해주고 뭐도 해준다 하고 꼬득꼬득. 주인공은 그게 좀 미묘하게 내키지 않아서 대답을 보류하고 있었음. 주인공이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걸 눈치 챈 신드바드는 꼬득꼬득하는 걸로 안될 것 같으니까 방향전환을 시도했음. 백양탑 갔다가 누가 와서 토론을 겁나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쟈파르가 전해준 얘기를 떠올리고 주인공이 자기 전문분야를 버리거나 하진 않았다는 생각을 한 거임. 그래서 슬쩍 주인공을 치켜세워주면서 떠보기로 함. 

사실 나는 너만한 천재는 모르고 널 여기로 데려온 건 절대 흑심이 있어서는 아니지만 이왕 신드리아로 온 김에 우리 나라에 도움이 되어줬으면 좋겠고 그러니까 왕궁의 도서관에서 일해줬으면 좋겠는데 꼭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한번쯤 가서 제대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 하는 식의 둘러둘러 가는 전법임. 

주인공도 마침 그냥 집에 온 것도 걸리고 도서관도 좋아보였고 게다가 토론도 다 못했으니까 그 제안에는 좀 흔들렸음. 게다가 임금님이 자길 그렇게 높이 사준다는데 기분이 나쁠 리가 없음. 주인공은 책상머리에서 쏟아부은 노력이 있는 만큼 자기의 학문적 성취에 대한 프라이드도 높고.. 그만큼 또 띄워주는 거에 약함. 신드바드 개인한테도 인간적인 호감과 감사함을 갖고 있는 만큼 그런 식의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그럴까? 하게 되는 거. 

주인공이 그런 상태인 걸 바로 알아차린 신드바드는 또 내일부터 왕궁을 맘대로 출입할 수 있게 해줄게!! 하고 그대로 어어 하는 사이에 의견을 밀어부쳐서 내일 데리러 올 사람과 출입증을 보내겠다고 했음.

Posted by 양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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