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블랙팬서(트찰라) 드림4
*전 시리즈..아 링크 귀찮다 암튼 있읍니다..
*드림주 이름 있음
*마블 알못 설정 날조 주의
apologize [자동사] (to sb, for sth) 사과하다
"아, 미안해요."
왕자님은 본인도 놀란 듯이 내 어깨에서 바로 손을 떼고는 곧장 사과해왔다. 양 손을 들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준 덕분에 한참 위에 있는 우아한 얼굴을 올려보는 게 조금 편해졌다. 어디까지나 비교급이지만.
"조이, 미안하지만 잠깐만…"
사흘만에 보는 왕자님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표정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내 정확한 나이를 고백한 날과 똑같은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또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게…그동안 열심히 피해다닌 보람이 없어지는 것 같은데. 슬그머니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왕자님은 그 자리에 서서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더욱 진지해진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잠깐만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어…."
"잠깐이면 돼요. 내가 조이를 화나게 한 건 알지만, 그러니까…."
양손을 맞잡았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평소의 왕자님과는 다르게 초조하게 느껴지기까지 해서, 어쩐지 내가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엄밀히 말하면 딱히 나는 잘못한 건 없을 텐데도.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내려다보며 왕자님이 쐐기를 박았다.
"내 말은…제대로 사과라도 할 수 있게 해줘요, 조이."
그러니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여버리고 만 건, 비브라늄 수저 프린스가 평민1에 불과한 나에게 와칸다 정보부에서나 쓸 법한 정신공격을 가했기 때문이지 딱히 내 호구였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음…아마도.
"저기,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 끝났으면 들어가게 좀 비켜줄래요. 곧 강의 시작할 텐데."
하지만 왕자님이 다시 입을 열려던 차에 옆으로 다가온 키 큰 남자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왕자님의 사과의 표시로 옥장판을 사준다고 했더라도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른다는 정도의 위기감은 있었다.
"헉, 미안합니다."
화들짝 놀라면서 문에서 몇 발짝 떨어지자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다.
"전하, 저기. 강의 시작한다는데…."
"아, 네. 그래요. 그럼 끝나고…끝난 후에 시간 내줄 수 있나요?"
"어…. 네."
우물거리면서 대답하자 왕자님은 어쩐지 안도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조이."
"…………."
이런 상황에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도 말이지.
나는 잠깐 입을 뻐끔거리다가,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강의실 안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예상된 결과 대로 강의에는 하나도 집중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서툰 영어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인데 머릿속 한 구석이 영 다른 생각 뿐이었으니 제대로 이해했을 리가 없다. 망했구만.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책과 필기구를 챙기다가 펜을 떨어트렸다.
"앗."
내가 채 손을 뻗기도 전에 다가온 왕자님이 먼저 펜을 주워서 건네주었다.
"여기 있어요, 조이."
"어, 고맙습니다…."
워낙 둔한 탓에 이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인데,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어색해서 참을 수가 없다. 조심스럽게 펜을 받아서 챙겨넣고 더 챙길 것도 없는데 한참을 꼼지락거리고 나서야 그제까지 가만히 기다리던 왕자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진작에 제대로 사과했어야 하는데."
"아니, 뭐 사과는 그 날에도 하셨었고…괜찮아요."
왕자님이 부담스러울 만큼 진지한 얼굴로 사과해오는 바람에, 이제 내쪽이 초조하게 손을 잡았다가 말았다가 눈을 굴렸다가 하며 부산스럽게 초조해졌다.
"하지만 내가 조이를 화나게 했으니까요. 미안해요. 그러니까…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조이를 모욕하고 싶은 의도는 없었어요."
"? 어, 네…알아요."
오래 알고 지낸 건 아니었지만 그런 성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 애초에 모욕까지 갈 일도 아니고.
"조이가 화난 건 이해해요. 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고…하지만 정말 사과하고 싶었어요."
?
아니 뭘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궁예질을…? 아니 그보다 친구 안 했을 거라고 말한 건 본인이시잖아요?
속으로 내가 반쯤 어리둥절하건 말건 왕자님의 이상한 고해성사는 계속 이어졌다.
"조이가 성인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을 거예요."
??
언제 무례 같은 걸 행하셨는데요. 금시초문입니다만.
"조이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조이를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
"전하, 잠깐만요."
"? 네."
"…어…제가 어린애가 아니라서 친하게 안 지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내 물음에 왕자님은 놀란 얼굴을 하고 눈을 깜빡이다가 한참만에야 다시 되물어왔다.
"……어째서요?"
이거 뭔가 상황이 이상한데.
눈치로 봐서는 우리 둘 다 동시에 그렇게 생각한 게 틀림 없었다.
이제 편수 같은 거슨 신경 쓰지 않기로 햇따
'시리즈 > MCU: 와칸다에서 아침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MCU/드림/블랙팬서] unfortunately [부사] 불행하게도, 유감스럽게도 (2) | 2016.05.23 |
---|---|
[MCU/드림/블랙 팬서] if [접속사] 1. (가정적 조건을 나타내어)(만약) …면 (0) | 2016.05.17 |
[MCU/드림/블랙 팬서] must have p.p. =~했음이 틀림 없다 (0) | 2016.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