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드림 60분
*주제: 사탕
*다이아몬드 에이스 나루미야 메이 드림
*짧음
사탕 예금은 금리 우대 상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야, 이거."
목소리와 함께 난데 없이 불쑥 눈앞으로 들이밀어진 것은 한 데 곱게 모여 노란 리본으로 묶인 사탕 꾸러미였다.
"받으라고."
도무지 근본 없는 당분 덩어리를 잠깐 노려보고 있으려니, 나루미야는 재차 사탕을 눈앞으로 부담스럽게 들이밀어댄다. 하여간 성격은 급해가지고.
"뭔데? 웬 사탕?"
일단 얼떨결에 받아든 것을 들여다보면서 묻자 나루미야가 팍 인상을 찡그렸다.
"넌 오늘 날짜도 모르냐?"
"엥."
난데 없는 면박에 달력을 확인했더니 3월 14일.
"아."
그러고 보니 화이트 데이구나.
"바보 아니냐, 진짜."
나루미야가 툴툴 대면서 앞자리 책상에 털썩 앉았다. 음, 얘한테 바보 소리를 듣는 건 기분이 좀 미묘한데. 손 안의 사탕 꾸러미를 만지작 거리면서 잠깐 묘한 감상에 잠겼다.
"아니 뭐, 몰랐던 건 아닌데…."
"아닌데?"
"그보단 네가 화이트 데이를 챙길 줄은 몰랐다고나 할까. 나한테 의리 초코 받았던 것도 잊어버렸을 줄 알았지."
썩 대단한 걸 준 것도 아니었고, 코시엔에서 대활약으로 인기가 엄청나게 오른 도쿄 프린스님은 그 외에도 초콜릿을 잔뜩 받았으니까 정말 잊어버렸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딱히 답례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애초에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나를 뭘로 보고."
"음, 뭐. 아무튼 고마워."
예상을 벗어나 받게 된 답례는 꽤 기뻤다. 아니 꽤가 아니라 상당히. 어쩌면 굉장히.
"답례 했으니까 내년에도 내 초코 잊지 마."
"그건 생각해보고."
"뭘 생각해. 내가 사탕까지 줬잖아. 모셔두고 먹으면서 내년에 나한테 뭐 줄지나 생각해."
자랑스러운 듯이 내 손에 들린 사탕 꾸러미를 가리키는 표정이 뿌듯했다. 그야 뭐 손 안의 사탕 꾸러미는 예상 외의 답례이기도 했고 생각보다 꽤 크고 묵직하기도 했으니까 돈도 꽤 썼겠다 싶긴 했지만….
"나 사탕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야!!!"
짧은 심술에 어김 없이 큰 소리가 터졌다. 윽, 귀 아파.
"기껏 사줬더니!!!"
"너도 발렌타인 데이에 그랬잖아."
정확히는 '초코보단 아이스크림이 더 좋은데.' 였다. 진짜 1kg짜리 판초콜릿으로 한 대 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인내심이었지. 음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나루미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빽 소리를 높였다.
"의리 초코 쪼가리랑 이게 같냐!?"
우렁찬 목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채웠다가 잠잠해진다. 나루미야는 본인이 한 말에 놀란 것처럼 입을 딱 닫았다.
"……."
"…나루미야?"
어, 음. 잠시만. 지금 진짜 이상한 상상이 뇌리를 스쳐간 것 같은데.
입을 다문 얼굴을 올려다보며 정말이지 이상하기 짝이 없는 상상을 했던 것도 잠시.
"……야. 그거."
나루미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턱짓으로 나에게 건넸던 '의리 초코 쪼가리와 전혀 다른' 사탕 꾸러미를 가리킨다.
"내년분 답례도 포함이거든."
"???"
그게 뭐냐. 내가 준 것보다 좀 크다 한들 2년 분 퉁치기가 어딨냐. 사탕 예금 같은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그렇게 말할 새도 없이 다음 선언이 떨어졌다.
"내년엔 진심 초코 외엔 안 받을 거니까."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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