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드림 전력
*주제: 너의 향기
*다이아몬드 에이스 코미나토 하루이치 드림
*짧음 주의 캐붕 주의
*퐄카퐄카
본 드림은 간접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남자애에게서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정말 우연한 기회로 인해서였다. 대단히 특별한 일은 아니었지만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건 바로 이틀 전, 1교시 쉬는 시간의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날 나는 이동 수업을 들으러 가기 위해 친구들과 복도를 걷다가 뛰어가던 남자애와 거의 충돌할 뻔했다. 워낙 키도 체구도 작은 편이라 머리 하나쯤은 큰 남자애들이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건 늘 있는 일이었지만 그날은 조금 달랐다.
"우왓!"
놀라서 옆으로 피하다가 옆에 있던 다른 사람에게 부딪혔기 때문이다. 쿵 하고 뒤통수를 상대의 어깨에 박고, 손에서 교과서와 필통을 떨어트리고 나서야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미, 미안. …코미나토 군."
긴 앞머리 아래 살짝 발그레해진 얼굴이 애써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코미나토는 경기 구경하러 갈 때마다 늘 빨개진 얼굴로 승리포즈 취했지. 자주 빨개지는 걸까.
"아니야. 괜찮아?"
"으응."
나는 그제서야 코미나토의 손이 반쯤 휘청거리던 내 어깨를 받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고마워…."
"천만에."
얼른 자세를 바로 잡자 남자애들 중에서도 유난히 작고 가는 체형에 어울리지 않게 단단한 손이 어깨에서 떨어져나갔다.
"다친 데가 없어서 다행이다. 여기."
"아, 고마워."
상냥하게도 내 교과서와 필통을 주워서 건네주는 코미나토에게서 묘하게 시원하고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 날 이후로 어쩐지 옆자리 코미나토의 향기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안녕, 코미나토 군."
"안녕."
오늘도다.
코미나토에게선 늘 좋은 냄새가 났다. 하지만 지나가면서 관찰한 같은 야구부원 후루야에게선 안 났다. 그러니까 이건 코미나토만의 특성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샴푸나 바디워시.
섬유유연제. 다우니 같은 거.
향수. 페라리 블루라이트나 다비도프 쿨워터?(※이것밖에 모름)
어느 쪽일까. 역시 향수? 아마 그렇겠지?
"으음."
썩 코가 예민한 편은 아닌지라 그냥 좋은 냄새라는 것밖에 모르겠다. 이런 걸 시트러스 계열이라고 하던가? 아닌가?
물어봐도 되려나. 그치만 갑자기 붙잡고 이것은 좋은 향기다…출처가 어디냐! 하고 묻는 것도 좀 웃기잖아. 만약 알게 된다 쳐도 향수 같은 걸 따라 사는 것도 좀 웃기고.
"코미나토한테서 나는 향기가 그렇게 중요해?"
"난 잘 모르겠던데."
"향수도 안 쓰는 애가 웬일이야."
점심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역시 별로 영양가는 없었다. 애초에 코미나토한테서 나는 좋은 냄새에 관심 있는 애들도 아니었고.
"그렇게 냄새에 관심 있으면 이거 써볼래? 향수 신제품. 샘플 받았으니까 줄게."
"어, 정말?"
역시 아무리 그래도 남자애 향수 종류를 물어보는 건 좀 그렇지. 마음 속으로 잠정 포기하고 친구가 준 향수 샘플을 받아서 조금 뿌려봤다.
"킁킁."
내 몸에 뿌리는 건 또 느낌이 꽤 다르구나. 상큼한 과일 향기 같은 게 난다. 향수를 살짝 뿌린 손목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고 있으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코미나토도 여기에 향수를 뿌리는 걸까?
"아니아니아니."
그게 뭐가 중요해.
휙휙 손을 휘저어서 갑자기 떠오른 코미나토에 대한 생각을 날려버리려고 했다.
"어라."
…갑자기 뒤에서 불쑥 코미나토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더라면 분명히 날려버렸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향수 뿌렸어?"
"응? 으, 으응…조금…냄새 많이 나?"
조금만 뿌린다고 하긴 했는데. 손도 채 거두지 못한 상태로 살짝 눈치를 보자 코미나토가 하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작고 가는 편인 체형에 어울리지 않게 단단한 손이 내 손목을 조심스럽게 쥐었던 것도 바로 그때였다.
코미나토의 핑크색 머리카락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손목에 내 것이 아닌 누군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감각이 생소했다. 잠깐 숨을 쉬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았다. 아마도 5초쯤.
"아니."
내 손목 근처에 들이밀었던 얼굴을 뗀 코미나토가 평상시처럼 상냥하게 웃었다.
"냄새 좋다."
"……."
헉.
코미나토가 내 손을 책상 위로 돌려놓고 나서야 긴장된 숨을 뱉어낼 수 있었다.
"향수 이름 알려줄래?"
"어?"
"비슷한 걸로 사고 싶어."
"어어? 아, 응."
입을 뻐끔거리면서도 주머니에서 향수 샘플을 찾아서 건네줬다. 코미나토 취향이 이런 거구나. 과일 냄새 좋아하는구나….
"좋은 냄새 나는 거 좋아하지 않아?"
"…나?"
"응. 그런 것 같아서."
코미나토가 싱긋 웃으면서 내 손에 다시 향수를 돌려줬다.
"이왕이면 방향제도 비슷한 향이 나는 걸로 바꿔볼까 하고."
아. 향수가 아니라 방향제였구나. 이 와중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앞머리 아래 코미나토의 발그레해진 얼굴이 살짝 귓가로 다가왔다.
"냄새 때문이건 뭐건, 계속 쳐다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손바닥에 닿은 작은 향수병이 뜨거운 건지 코미나토의 손이 뜨거운 건지, 아니면 단순히 나에게서 열이 나는 건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내 하룻치한테선 분명히 좋은 냄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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