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드림 60분

*주제: 너의 행복

*다이아몬드 에이스 사와무라 에이준 드림

*랜선맘드림..

*오리주(이름 있음) 등장 환생설정

*...뭔내용이야이게...




나의 프라이빗 행복일지




내가 다이아몬드 에이스, 그러니까 다이에이 세계에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건 중학교 1학년이 끝나갈 쯤이었다.


이전에 보아왔던 각종 환생드림을 생각하면 너무 늦은 시기에 깨달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 애초에 딱히 다이에이 세계에 사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탠드술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태어나자마자 핫!! 이곳은 야구패스들의 세계구나!! 야구패스 계수 150!!! 하고 대번에 알 리가 없잖아. 만화가 아닌 야구 같은 거 별로 관심도 없고. 


사실은 이 세계의 정체를 깨닫게 된 계기도 정말 별 거 없었다. 두 살 터울인 '나'의 오빠가 세이도 고교 야구부에 스카웃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으니까.


처음엔 그냥 학교 이름이 같은 거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오빠를 스카웃하러 우리 집까지 찾아왔던 안경 쓴 예쁜 언니가 '세이도 야구부 부부장 타카시마 레이입니다' 하고 명함을 내미는 데에는 아무리 나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앗쨩 오빠 코시엔 꼭 갈 테니까."

"응. 화이팅."


결국 세이도 야구부에 들어간 오빠가 깊게 다짐하는 말에 영혼 없는 대답을 던지면서도 나는 그 해와 그 이전 년도의 코시엔 자료를 찾기에 바빴다. 설마 내가 아는 애들이 벌써 졸업한 건 아니겠지. 레이쨩(미유키 톤으로) 얼굴이 생각보다 앳되어 보였으니까 원작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건 아니라고 믿었다. 어쩌면 원작 전일지도!! 그런 희망을 안고 몇 년분의 코시엔 자료를 뒤져대고 관심도 없었던 지역 시니어 경기에 얼굴을 내밀었던 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쥬니…우리 에쥬니 에이스 시켜줘라!! 내쥬니 행보카게 해줘라!!!!"


뭐 쥬니맘 마음이 다 그런 거지.


시니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포수 중 미유키 카즈야가 중학교 2학년, 타키가와 크리스 유우가 중학교 3학년이라는 걸 알고 마음을 놓은 것은 오빠가 세이도에 입학하자마자 1군 투수에 처음 이름을 올렸을 때였다.




중학교 3학년, 학교를 정하면서 1순위에 세이도를 올렸던 건 누가 봐도 썩 이상한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전생에 대학까지 나왔던 주제에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나는 성적도 좋은 편이었고, 우리집 가정형편도 학비를 대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었으니까. 물론 세이도에 오빠가 있다는 이유가 제일 컸(=커보였)을 것이다. 오빠와 나는 형제자매남매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프로그래밍 되었다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듯이 사이가 좋았으니까.


아무튼 그런 이유들 덕분에 나는 어렵지 않게 세이도에 입학했고, 야구부 매니저에 지원했다. 


"앗쨩! 매니저 엄청 힘들다구. 진짜 괜찮겠어?"

"오빠가 코시엔 나가는 거 도와주고 싶은 걸!"


반대하는 오빠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애교도 부려봤다.


"크으으윽 내 동생이 이렇게 귀엽다!!! 망할 놈들아 부럽지!! 부럽다고 말해!!!"


결과는 입부허락과 함께 벼락처럼 날아온 쪽팔림이었다. 예. 저도 시스콤 같은 건 만화에나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만.


뭐 그것도 매일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그럭저럭 감수하는 걸로 해뒀다.


오빠와 함께 등하교하고 코시엔 진출이 좌절된 오빠 옆에서 같이 울어주기도 하며 지낸 1년.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으아아아~!!! 난 에이스가 된다!!!!"


쥬니다 내쥬니다 내 새끼 내 랜선아들이다!!!!!!!!!!!!!!!!!!


뭐 이런저런 이유로 볼 수 있었던 건 열심히 달리고 있는 에쥬니 뿐이었지만.


"헉."


허어억 내 새끼 귀여움이 낭낭해서 심장에 팍 무리가 와부럿쓰!!!!


"아츠카쨩,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타카코 선배…그냥 좀…."


내 새끼가 눈부셔서 현기증이.


내 새끼가 나가노에서 태어난 건…헐리우드에 태어났다면 너무 빛나서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하나님은 내쥬니를 나가노에 태어나게 해서 도쿄로 부른 거야…☆


"그래. 몸이 안 좋으면 바로 말해. 아츠카쨩은 몸이 약하니까 말이야."

"괜찮아요!"


앞으로 내내 건강할 예정이다. 내 새끼를 계속 관찰하려면 건강할 수밖에 없지. 내쥬니 잘 챙겨줘야지 내가 안 챙기면 누가 챙기냐. 내쥬니 행복해야 해. 누나는 너만 행복하면 다 괜찮아.


"쥬니야 힘내…너만 행복하면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나는 매니저로서 한 발 떨어진 곳에서 에쥬니를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주기로 새삼 마음 먹었다. 할수만 있다면 다른 팀 방망이를 죄다 꺾어놓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 그 방망이 말고. 아닌가? 그쪽이 더 효과적인가?


"우오오오옷!!!!!"

"사와무라 시끄러워!"


아니 뭐 좀 시끄럽긴 한데 귀마개 끼면 되지!!! 왜 우리 애 시끄럽다고 기를 죽이고 그래욧!!!! 내쥬니 구박하는 2학년한테 실수인 척 몸통박치기했다.


"이쪽이 1학년 몫이야."


1학년 주먹밥만 더 신경 써서 만들기도 하고.


후후 내 어둠속의 쥬니맘짓은 마치 닌자 같지. 이것이 바로 풍림화산음뢰의 음이다!!! 받아라 쿠노이치맘!!


"이나다, 요즘 1학년 쪽을 유난히 챙기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지?"


코미나토 선배에겐 들켰지만.


나뭇잎 닌자였나보다.


"1학년에 누가 마음에 드는 거냐?"


이사시키 선배한테도 걸렸다. 순정만화 좆문가인 줄 알았는데.


그냥 내가 인주력이었나보다.


"어머, 이나다 군에게 연락해봐야겠는데."

"아아아아 타카시마 선생님 제발 그것만은!!!!!!"


아니다 그냥 내가 존나 호카게다.


"사와무라요…귀엽잖아요…."

"하하하 이나다 생각보다 취향 특이하네."


미유키 카즈야구패스는 닥쳐. 우치하 사스케가 안면몰수하고 호카게가 된다고 해도 야구만 하고 앉아있을 놈이.


"그…응원하마."

"아니에요!! 그거 아니라고!! 그냥 내 마음으로 낳은 아이라고!!!! 에쥬니가 막 행복했음 좋겠다고!!!!!!!"


이러다가 내가 나뭇잎 부수기를 시도할 것 같아서 그냥 맘밍아웃했다.




"쥬니!! 내쥬니!! 내 랜선아들!!! 힘내라!!!!"

"네엡!!!!!!"


그렇게 해서 나의 내쥬니 육아일기는 다음주부터 오픈소스로 진행됩니다.


거짓말이지만.

Posted by 양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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