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님이랑 연성딜
다이아몬드 에이스 후루야 사토루 드림
현질유도의 에이스
9회말 투아웃. 6:6 동점. 이 타자에게 타이밍을 맞춰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면 팀에 위기가 오고 만다. 약소팀을 이끌고 어떻게든 헤쳐온 도대회의 결승전. 이기지 못하면 코시엔에 갈 수 없다.
"후우."
난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손끝에 온몸의 감각을 집중시켰다.
나는 에이스다! 마운드에 선 이상 승리를 노리겠어!
타이밍이 가까워온다. 난정은 매의 눈으로 타자를 노려보며 에이스로서 마음을 다잡았다.
3
2
1
여기다!
받아라 결정구!
마음과는 달리 손끝의 감각이 불길했다. 시그널 레드. 젠장 실패다! 난정이 눈을 감음과 동시에 딱 하고 경쾌한 타격음이 울렸다.
HOME RUN!
"크으윽…."
이미 나가있던 주자까지 합해 총 2점이 상대팀 스코어에 올라갔다.
결과 8:6. 에이스 난정의 패배였다.
"젠장…또 코시엔에 나가지 못했어!!"
난정은 책상을 두드리며 패배감에 잠겼다.
>YOU LOSE<
스마트폰의 화면이 번쩍거리며 패배를 확인사살했다.
다시 플레이하시겠습니까?
YES ◁
NO
난정은 통한의 눈물을 삼키며 다시 시작하기를 선택했다. 잠시 로딩 시간이 지나고, 이전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봤던 오프닝 화면이 다시 불려나왔다.
두 사람의 에이스
~노려라 코시엔!~
젠장. 이번에야 말로!!
"난정, 오늘도 클리어 실패?"
"어어…."
눈에 불을 켜고 세이브 파일을 불러내는 난정의 옆에서 친구가 말을 걸어왔지만 난정은 게임에 코를 박느라 건성으로 대답하고 말 따름이었다.
"야구 게임이 다 뭐라고~ 차라리 야구부한테 부탁하지 그래?"
친구의 말을 귓등으로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코시엔 진출이 걸린 도쿄 지구 결승 경기가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난정이 푹 빠져 있는 두 사람의 에이스~노려라 코시엔~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고교 야구 배경의 모바일 야구 게임이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같은 시니어 팀 소속으로 에이스 자리를 다투며 성장해왔던 두 소년이 각각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게 되어 '코시엔에서 만나자!' 하고 약속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는 청춘 휴먼 베이스볼 드라마다.
'두 사람의 에이스'에 등장하는 것은 두 명의 주인공.
기교파 투수인 야마무라 세이준.
강속구 투수인 노루야 세키.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에이스로 선택, 야구 경기에 계속 이겨 코시엔에 진출하는 것이 이 게임의 최종 목표다. 두 사람의 에이스…줄여서 후타에이는 조작 자체는 심플하지만 상대와 캐릭터, 플레이 시간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투구 타이밍 카운트 시스템과 경기를 하나 이길 때마다 더해지는 과거 시나리오가 일품이라 제법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난정도 그 수많은 팬 중의 한 사람이다. 두 명의 고교 야구 에이스의 비주얼에 반하고 성우에 반한 소위 얼빠 목빠라는 종족이긴 하지만 어쨌든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울 쥬니 코시엔 보내줘야 하는데."
그리고 그 팬들 중에서도 제일 극성이라는 야마무라 세이준 맘, 일명 쥬니맘이었다.
"결승 어려운데…현질할까…천 엔만."
난정맘이 랜선 아들을 코시엔에 보내주기 위해 현질이라는 치맛바람을 쏘아보내려던 때에.
"난정."
같은 반 뒷자리의 후루야가 난정의 이름을 불러왔다.
"응? 오. 후루야 왔네. 안녕."
"…안녕."
인사를 건네자 무표정한 얼굴에 용케 기쁜 기색을 띄우며 인사를 돌려준다. 쿨한 듯하지만 알기 쉬운 타입이었다.
"오늘도 게임?"
화술이나 사교성이 썩 뛰어나지는 않은 후루야지만 난정에게는 제법 곧잘 말을 걸어온다. 친절한 클래스메이트인 난정은 오늘도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응. 후타에이. 내쥬니 코시엔 보내줘야 해서."
"…………."
자신의 대답에 후루야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보지 못한 난정은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잽싸게 스트라이크 타이밍을 노렸지만 2루타를 얻어맞았다.
"크으윽."
이대로라면 또 다시 쥬니를 코시엔에 보내줄 수 없게 되어버렷! 역시 현질을….
'차라리 야구부한테 부탁하지 그래?'
아까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소리가 떠올랐다.
현질 찬스를 사용해야 하나 생각하던 난정의 생각이 후루야에게까지 미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후루야!"
"!"
난정은 망설이지 않고 덥썩 후루야의 손을 잡았다. 손에 잡힌 후루야가 펄쩍 뛰어오를 듯이 놀라는 것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후루야에게 불쑥 스마트폰 화면을 들이밀었다.
"너 투수지! 이것 좀 깨봐!"
야구게임이니까 야구부라면 좀 더 잘하겠지!!!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HOME RUN!
BB
!HOME RUN!
!!BACK TO BACK!!
BB
"……………."
눈 깜짝할 사이에 6:1 무사만루가 되었습니다.
"후루야…."
"…………."
역시 진짜 공 던지는 거랑은 다르겠지. 난정은 애써 침착하려고 노력하며 후루야에게서 스마트폰을 되찾아오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야 다시 주…"
"공이 너무 느려서 그래."
후루야는 난정에게 스마트폰을 넘기는 대신 세상에서 제일 의미 없는 변명을 했다.
"뭐?"
"난정은 왜 강속구 투수 안 써? 에이스인데."
이전에 후타에이의 캐릭터 설명을 해준 적이 있는 것을 기억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야마무라 세이준의 최고 구속은 130을 조금 넘는 정도고 노루야는 150을 가볍게 찍으니까 일반적으로는 노루야를 많이 쓰기는 한다.
"말했잖아. 걔는 스테미너랑 컨트롤 떨어져서 현질 안 하면 못 쓴다니까."
노루야는 배팅 확률이 낮기 때문에 확실히 조작만 잘 한다면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따낼 수는 있다. 다만 조작이 어렵고 6회 정도 진행되면 체력 게이지가 급격하게 떨어져 캐시템을 써서 체력 게이지를 채워주지 않으면 경기 운영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다. 야구 게임 초보에다 무과금러인 난정이 쓰기에는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따르는 캐릭터였다.
"…스테미너…또 들었다…."
"? 뭐라고?"
"아니야."
스테미나롤. 후루야가 입안으로 웅얼거렸다.
"그럼 사와무라는?"
"사와무라? 아, 야마무라? 걔는 맞춰 잡는 타입이니까 컨트롤도 쉽고 체력도 금방 안 떨어지니까 안정적이지. 현질 안 해도 돼."
야수들의 수비 확률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아이템이 있긴 하지만 결승 이전까지는 굳이 현질하지 않아도 무난하게 공략할 수 있다. 초보무과금러를 위한 캐릭터라고 할 만하다. 물론 내 새끼를 코시엔에 보내고 싶은 쥬니맘 마음도 들어있긴 하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캐릭터를 선택할 때에는 그런 이유가 작용했었다.
"…………."
"후루야?"
후루야는 입을 꾹 다물고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후루야는 천성이 강속구 투수라 느린 공은 못 참나보네.
난정은 그렇게 생각하며 메뉴를 조작해 열기에 휩싸인 랜선 상의 진구구장에서 메인 화면으로 빠져나왔다.
"아니 뭐…세이브 파일 있으니까 노루야로 한 번 플레이 해볼래?"
"……."
후루야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1 STRIKE!
난정은 순간 후루야의 등 뒤로 화르륵 불길이 타는 형상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넨 능력인가.
"양보 안 할 거니까."
2 STRIKE!
후루야가 조작하는 마운드 위의 강속구가 두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뭐를. 일단 내 폰은 내꺼니까 나한테 줘야 되는데."
"게임도 마운드도."
3 STRIKE!
"…난정도."
삼진을 잡았을 때 나오는 환호성과 휘파람 효과음이 후루야의 목소리와 뒤섞였다.
"뭐라고?"
"이 캐릭터 계속 써줘."
후루야의 말에 난정이 한쪽 눈썹을 찡그렸다.
"걔 현질 해야 된다니까."
"그래도,"
"그리고 난 내쥬니 코시엔 보내줘야 돼. 내 에이스가 걔니까."
!HOME RUN!
"……………."
조작이 어렵다는 건 거짓말이 아닌지, 잠깐 움찔한 사이에 유감스럽게도 마운드 위의 노루야는 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후루야가 묘하게 상심한 얼굴로 화면을 내려다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정은 껄껄 웃으면서 후루야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거둬갔다.
"거봐. 노루야 얘는 현질유도의 에이스라니까."
'현질…할까.'
세이도의 에이스(지망생) 후루야 사토루의 고민이 깊어가는 어느 날이었다.
게임과 현실을 잘 구분합시다
후루야 너 말이야 너
~막간 게임 이야기~
야마무라: 조작 쉬운 편. 타이밍 잡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맞을 확률이 높다. 2이닝 정도 동료들의 수비 확률을 높여주는 캐시템을 함께 쓰는 것이 좋음. 수비확률업x10 천엔. 무과금러의 희망.
노루야: 조작 어려운 편. 그러나 잘만 쓰면 삼진 확률 높음. 6회 지나면 체력 게이지가 훅 가기 때문에 체력 업 캐시템을 같이 써야 됨. 체력업x5 천엔. 현질유도의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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