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MCU: 와칸다에서 아침을

[MCU/드림/블랙 팬서] must have p.p. =~했음이 틀림 없다

양철인간 2016. 5. 16. 00:17

*드림 전력..으로 쓰고 있었는데 설정 잡느라 이미 전력이 아니게 되었읍니다(묵념)

*MCU 블랙팬서 드림

*드림주 이름 있음. 시빌워 한참 이전 시점

*설정 및 캐릭터 대량 >>날조<< 주의

*마블 알못 주의




must have p.p. =~했음이 틀림 없다




내가 미국으로의 유학행을 결정한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겉으로야 이런저런 그럴듯한 이유를 주르륵 늘어놓았지만 한 줄도 진심은 없었다. 애초에 학문에 그럴듯한 뜻이나 비전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하고 싶다는 욕구도 딱히 대단했던 것은 아니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굳이 따지자면, 어쩌면 새로운 일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조금쯤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냥 한국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고.


그렇게 도피해서 도착한 미국에서 뭔가 특별한 새 인생이 시작되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여기나 저기나 대학생은 과제며 시험이며 여기저기 치이는 게 당연한 일이다 보니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뭐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새로 지은 영어 이름이 어색하다거나 모든 공부를 영어로 하니까 10배 쯤 더 어려워졌다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다보니 인간관계도 꽤나 애를 먹는다는 것 정도일까. 어째 장점이 없는데.


"조이."


음, 그렇지. 굳이 특별해진 점을 꼽자면.


"좋은 오후네요."

"안녕하세요. 어…."


아침부터 우아한 아프리카 악센트 영어로 상쾌하게 인사를 건네어오시는 이 까만 피부의 멋있는 남성분이,


"…전하(Your Highness)."


진짜 왕자님이라는 것 정도일까.


놀랍게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진짜 현대의 3D 왕자님이다. 심지어 이름 뿐인 왕족 같은 것도 아니고 진짜 권력을 가진 와칸다의 제 1왕자님으로, 만약 현 와칸다 국왕이 지금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곧바로 왕위에 오르게 될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한다. 왕자님 본인이 말한 것은 아니고 주변에서 하도 떠들다보니 대충 주워들었다.


어쩌다 미국 다인종 유학생 사회에서도 하류인 아시안 유학생이 아프리카 제일 부자 나라의 진짜배기 왕자님과 인사를 하게 되었는가 이야기하자면 꽤 길다. 아니 그보다는 조금 만화 같은 이야기라서 말하기에 부끄럽다. 그래서 보통은 와칸다 왕자랑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어보는 말에는 대단히 마음 넓고 자애로우신 왕자님께서 소시민의 생명을 굽어살피신 결과 생긴 관계라고 말하고 다녔다. He saved my life. 제 영작 실력은 이 정도가 한계였습니다.


그보다 조금 덜 간단히 얘기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던 나를 왕자님이 구해준 뒤로(손수! 직접! 경호원을 시켜서도 아니고 자기 힘으로!), 그 뭐시냐 약간 친구 비슷한 관계가 되었다고 해야 하나. 친구라니. 정말 황송하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왕자님께서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오늘은 왕자님(prince)라고 부르지 않네요."

"다행스럽게도 이제 헷갈리지 않는답니다, 전하."


초면에 왕자님=프린스 직역으로 무심코 그렇게 불러버렸던 것을 아직까지 지적당하고 있기도 하다. 좀 잊어주시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다행이지만 트찰라라고 불러줘요."

"음, 네. 트찰라."


그렇게 굳이 호칭을 정정해주셔도 말이죠… 아니 뭐 왕자님 본인이 친구라고 해주시고 호칭도 이름으로 정정해주시긴 하지만 내 몸값이란 왕자님의 손목에 걸린 시계 하나만도 못할 게 분명하니까 부담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수업은 끝났나요?"

"네. 이제 집에 가려고요. 전하, 아니 트찰라도…?"

"끝났어요.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조이가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죠."


트찰라, 그러니까 왕자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우아하게 웃었다. 저런 표정으로는 어떻게 웃는 걸까. 유전자 단위의 문제인가?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받는 교육?


"조이, 혹시 지금 바빠요?"

"? 아니요."

"바쁘지 않으면 같이 저녁 먹을까요?"

"네? 아, 어…."


오늘은 딱히 바쁘지는 않다. 오랜만에 과제도 없는 날이라 혼자 집에 가서 먹다 남은 피자랑 맥주를 까면서 한국 드라마라도 볼까 생각하는 중이었으니까. 아마 잉여 유학생인 나보다는 한 국가의 왕자님 쪽이 훨씬 더 바쁠 거고, 정말 시간이 없는 건 아닌데. 그보다는 왕자님이랑 같이 밥 먹을 수 있는 신경줄 쪽이 없을 것 같다고나 할까….


"아니면 따로 약속 있어요?"

"아니요…."

친구도 별로 없는 걸 아시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고 말이죠.

"싫으면 거절해도 괜찮고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못 간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전하가 사시는 거죠…."


소심하기 짝이 없는 소시민이 최대치로 발산한 반항은 이 정도였다.


"물론, 기쁘게."


비브라늄 나라의 왕자님은 이번에도 우아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커다란 손이 가볍게 가슴 앞으로 내밀어졌다.


"와칸다에 데이트 비용을 여성에게 청구하는 매너는 없으니까요."


이분 왕년에 여자 좀 꼬셔보셨던 게 틀림 없습니다. must다. 100%입니다. 무해하고 우아한 블랙 팬서처럼 웃고 있는 왕자님의 손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리자, 영화 속에서나 본 것 같은 에스코트 자세로 차까지 안내 받게 되었다.


"내 데이트 신청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영광이네요."

"……."

무심코 하는 발언일 텐데 파괴력이 너무한다. 병기급이다. 이건 와칸다에서 국가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 아닙니까.


"조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쩌면 눈앞의 왕자님이 마음만 먹으면, 매일 스캔들 기사로 온 미국을 장식하는 바람둥이 토니 스타크보다도 훨씬 (그런 쪽으로) 위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더랬다.








와칸다.......어떤 나라인지 알 수가 없어서 유학 날조를 해보았읍니다...............

아니 뭐 보통 상류층은 가잖아요 유학 그러니까 비브라늄 수저 황샹은 유학을 다녀왔을 것이 틀림 없다 그래서 must have pp(아니야)

설정은 이것저것 잡아뒀으니 아마도 몇 편 더 나오지 않을까요...근데 여기 황샹이 걍 자캐라서 자신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