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이/드림/나루미야 메이] 가청영역 침입금지
*평일 드림 전력
*주제: 사랑에 빠지는 소리가 났다
*다이아몬드 에이스 나루미야 메이 드림
*짧음
가청영역 침입금지
"어."
나루미야 메이는 교실로 돌아가던 길에 같은 반 여자아이의 얼굴을 발견하고 잠시 계단을 오르던 발걸음을 멈췄다.
"어디 가냐?"
점심 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아마 조금 후면 예비종이 칠 텐데 그녀가 향하는 방향은 2학년 교실과 정반대쪽이다. 나루미야는 몇 칸 위의 계단에 서있는 클래스메이트를 올려다보았다가, 문득 그녀의 안색이 썩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보건실…."
"아파?"
"어, 조금…."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며 대답하는 목소리에도 영 기운이 없다. 체구가 작은 편이긴 해도 거의 늘 씩씩하게 돌아다녔던 기억 밖에 없어서 힘 없는 모습이 영 어색했다. 조금 더 가까워진 얼굴은 왜 한 눈에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확연히 안색이 나빴다.
"많이 아프냐?"
"음, 약 먹으면 괜찮을 거야 아마."
웅얼웅얼 대답하는 꼴이 전에 없는 탓인지 영 믿음이 가질 않는다. 보건실까지는 제대로 갈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럼….'
나루미야는 잠깐의 고민 끝에 그녀를 보건실까지 데려다주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두 누나들도 아플 땐 종종 막내 동생의 도움을 받곤 했으므로, 그에게 있어서는 딱히 이상한 결론도 아니었다.
"야, 손."
"어?"
영 기운 없이 반쯤 비틀거리는 것을 부축해줄 생각으로 오른 팔을 내밀었지만 여자아이는 손을 얹을 생각은 없는지 큰 눈을 깜빡거릴 뿐이었다.
"잡으라고. 보건실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나루미야 군이? 어…."
파리한 안색으로 잠깐 망설이는 사이 예비종이 울렸다. 조금 마음이 급해졌다.
"너무 영광스러워서 말을 못 잇겠냐?"
"그건 아닌, 왓!"
나루미야는 그녀가 얌전히 부축 받기를 더 기다리는 대신 손을 붙잡아 자신의 팔 위에 턱 얹어버렸다. 잠깐 붙잡았던 손끝이 찼던 것이 신경 쓰였다.
"와, 깜짝이야. 뭐야."
"그러다 해 지겠다. 얼른 와."
"이건 부축을 하는 건지 재촉을 하는 건지…."
여자아이는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천천히 나루미야의 부축 비슷한 것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좀 있으면 수업 종 칠 것 같은데."
"몇 분 늦어도 병자 부축해주고 왔다고 하면 되겠지."
"병자까지는 아니거든."
"맞거든."
의미 없는 말싸움을 반복하다보니 보건실에 도착하는 것도 금방이다. 다만 선생님은 자리를 비웠는지 문이 잠겨있었다.
"잠겼네."
"그러네. 뭐 기다리면 오겠지. 얼른 교실 가봐."
"혼자 괜찮겠냐?"
"응, 뭐. 아, 저기 보건 선생님 온다."
힐끔 본 창문 밖에서 현관으로 들어오는 흰 가운이 얼핏 보였다.
"금방 오겠네. 나 간다."
"응. 데려다줘서 고마워. 부축은 딱히 도움은 안 됐지만."
"뭐라고? 야!"
이게 기껏 데려다줬더니. 종 치기까지 1분도 안 남았는데. 억울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자, 여자아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이야. 엄청 도움 됐어. 진짜 고마워, 나루미야 군. 아닌가. 에이스 님?"
"………."
어디에선가 귓가에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은 착각일 것이다.
"아, 종 쳤다."
그래. 수업종이랑 헷갈린 게 틀림 없다.
활짝 웃는 얼굴이 이상하게 눈부셨던 것은 창문을 등지고 서있어서 그랬던 거고. 여자는 역광이 예뻐보인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 아니지. 그러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 같잖아!
"나루미야 군?"
"…나 간다!"
"어, 응. 잘 가…?"
딱히 여자애들이 웃어주는 게 특별한 일도 아닌데? 왜? 평범한 같은 반 여자애한테 갑자기 두근, 아니 그거 아니라니까.
착각이야.
분명히 착각인데.
착각이어야 하는데.
수업종은 진작에 끝났는데.
.
"으악! 진짜 미쳤나?!"
뒤죽박죽인 머리를 마구 헤집어 보아도, 이상하게 머릿속에 울리는 소리가 잦아들지 않았다.
어.........음..................................wnrwkwktlsdmldlwlfh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