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이/드림/미유키 카즈야] 뮹파고의 큰 그림
*드림 글 전력
*주제: 암묵적인 룰
*다이아몬드 에이스 미유키 카즈야 드림
*캐붕..곶통..
*드림주 이름 있음 엄청 짧음
*대지각.........................
뮹파고의 큰 그림
세이도 야구부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야구부 내에서 연애하지 말 것.
자유 민주주의 시대에 무슨 뜬금 없는 소리인가 싶긴 한데 여기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물론 나는 전설 따윈 믿지 않지만, 아무튼 전에 선배들로부터 들은 말은 이렇다.
몇 년 쯤 전, 우리 학교 야구부의 부원(그러니까 나에게는 몇 년인가 선배들) 둘이 동시에 같은 학년의 매니저를 좋아하게 되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두 사람은 예쁜 매니저 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사랑의 경쟁자가 되었고…사사건건 일어나곤 하던 경쟁이 결국 영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바람에 야구부 분위기가 혼돈 파괴 망가가 된 일이 있어서 생긴 룰이라고 했던가. 성문화된 규칙은 아니지만 선배들로부터 알음알음 전해져오는 이야기니까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이도 야구부에 들어오면 다들 야구 머신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의외이긴 했다. 그래도 정말 있었던 일이라는데 달리 할 말은 없지.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는 정말 룰로 아예 연애를 금지한다고 땅땅 못 박아두는 일도 있다고 들었으니 이 정도면 나름 관대한 것도 같다.
뭐 그런 룰이 있건 없건 나와는 크게 상관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좋아하는 건…
"카노우 쨩, 혼자 뭐해? 심각한 얼굴 하고. 친구 없어서 그래?"
…멀쩡한 얼굴로 자기 소개나 하고 앉아있는 이 야구머신 놈이니까.
"…하아."
"사람 얼굴 보고 한숨 쉬고."
"아니…어이가 없잖아. 친구가 뭔지는 알고 말해? 미유키 군."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 중에 미유키 카즈야가 제일 친구 없는데. 하도 친구가 없어서 유령인 줄.
대체 나는 왜 야구 외에는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고 친구도 없는 애를 좋아하게 된 걸까? 내가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다. 쿼드러플 없음이다.
내가 얼빠라는 건 이미 나이가 한 자릿수였을 때부터 눈치 채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얼굴 밖에 없는 애를 좋아하게 될 줄이야. 대체 왜? 나 진짜 취향 이상하다. 시각 정보 외엔 아무것도 활용하질 않은 건가. 1차원도 이런 1차원이 없다.
뭐, 한껏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야구부의 암묵적인 룰 따위 죽었다 깨어나도 깰 일이 없으니 다행인가? 어쩐지 비참한 다행이군.
"미유키 군, 야구부 연애금지 룰 알았어?"
자리에 앉아서 오늘도 스코어북이나 뒤적거릴 준비를 하는 미유키에게 물었다. 암묵적인 룰이라니까 아마 알고는 있…
"그게 뭔데?"
…지 않네. 하는 꼬라지 봐서 어차피 어길 일도 없는 룰이라 안 알려준 걸지도 모르겠다. 가능성 있어.
"그러니까, 야구부 내에서 연애하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대. 전에 야구부 안에서 치정싸움이 있어서 분위기 망한 적이 있댔나. 신기하지. 별로 있어봐야 의미 없어 보이는데. 암묵룰인 것도 신기하고."
타카코 선배에게 들은 대로 설명해주자 미유키가 안경 너머의 눈을 끔뻑거렸다.
"헤에."
별로 흥미는 없는 듯한 말투였다. 그럴 줄 알았다. 나중에 쿠라모치한테나 얘기해줘야지. 걔는 이미 알 것 같긴 한데.
"그럼 야구부 은퇴하고 사귀면 되지 않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앉은 미유키가 대수롭지 않은 듯이 이야기했다. 미유키 입에서 연애 관련으로 평범한 소리가 나오다니 좀 놀랍다.
"나랑 카노우 쨩 기준으론 1년이네."
"…그러네."
뭘 굳이 붙여서 얘기하고 있어. 그야 대화 중이긴 했지만. 괜히 설레서 자존심 상하게.
"그럼 1년 뒤에 사귈까?"
"누가 사귀는데?"
"나랑 카노우 쨩."
?
"……헤?"
아 지금 되게 멍청한 소리 낸 것 같다.
"룰이라며? 그러니까 1년 뒤에."
"허어어."
안경을 써도 고글을 써도 흙먼지를 뒤집어 써도 어쨌든 잘생긴 얼굴이 씩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
"뭐, 농담인데 그렇게 턱 빠지게 놀랄 건 없잖아."
………….
"…미유키 카즈야."
"갑자기 왜 풀네임…"
"어금니 꽉 물어라."
"…?!"
내 주먹의 규율이 네 강냉이 추수를 강요한다!
"카노우 쨩?"
"죽어! 닥치고 죽어!!"
오늘 내 안의 암묵적인 룰은 미유키 카즈야를 죽이는 걸로 결정났다.
뭔내용이냐
물론 룰은 일회용 날조입니다..그러니까 준타카 사겨라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