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드림/보쿠토 코타로] 이상형 3분 조리법
*하이큐 보쿠토 코타로 드림
*짧음
*캐붕 주의
이상형 3분 조리법
오늘따라 보쿠토가 이상하다. 평소에는 평범하다는 뜻이 아니라 평소에 이상한 정도보다 훨씬 더 이상한 방향으로 이상하다는 뜻이다. 너무 이상한 나머지 문장이 지리멸렬해질 정도로 이상하다.
"헤이 헤―앗!?"
언제나처럼 힘차게 들어오며 의미 모를 소리를 내다가 화들짝 놀라 입을 다물더니 옆자리에 와 앉을 때까지도 내내 조용했다.
조용했다고.
보쿠토가.
그 보쿠토가!!!
잠깐 당황했다가 옆자리에서 입을 딱 다물고 있는 보쿠토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보쿠토, 어디 아파? 목 아파?"
"아ㄴ, 음!"
또 뭔가 대답하려다가 입을 딱 다물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평소라면 초건강! 아플 리가 없지! 나 최강! 뭐 이런 유치원생 수준의 이야기를 했을텐데, 이쯤 되면 정말 걱정 되지 않을 수 없다.
"진짜 아픈 거 아니야? 괜찮아? 보건실 갈래?"
앉은 키도 훌쩍 큰 보쿠토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걱정하는 말을 하자, 보쿠토는 엄청난 속도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댔다. 개조 되어 블랙모터를 불법장착한 뇨호혼 같은 움직임이었다. 저러는 게 더 머리가 아프겠다.
"보쿠토. 나 봐."
굵은 팔뚝을 붙잡고 진지하게 이름을 부르자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던 고개가 뚝 움직임을 멈췄다. 어딘가 안절부절못하는 눈이 도륵도륵 굴러다니며 영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보쿠토 코타로."
"ㄴ, 넵."
"얼굴 대봐."
어리둥절한 표정이면서도 순순히 아래로 내려온 이마에 손을 얹었다. 음, 열은 없는 것 같은데. 고개를 갸우뚱한 순간 손바닥에서 확 피부가 멀어지나 싶더니, 이어 쿠당탕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와아앗!!!"
"보쿠토?"
"아, 아, 아니! 나는! 이건 좀 빠르다고나 할까!! 완전 좋긴 하…한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보쿠토가 근 3분만에 제대로 입 밖에 낸 말은 도무지 완성된 문장이 되질 못했다. 과부하라도 걸린 걸까. 언젠가 보쿠토의 OS는 4비트 쯤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아침부터 이렇게 연산처리에 문제가 생길 일이 있었던가. 목청으로 봐선 목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머리가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우왓!!"
보쿠토는 자기가 의자를 바닥에 반쯤 내팽개치듯이 넘어트린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모양인지 허둥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으려다가 자리에서 넘어질 뻔했다.
"괜찮아?"
간신히 어찌어찌 의자를 다시 세우고 수습해 얌전히 다시 자리에 앉은 보쿠토의 등이 침울하다. 손을 뻗어 토닥토닥 두드리자 보쿠토가 한껏 암울해진 얼굴을 책상에 파묻었다.
"나는…과묵해질 자격도 없어…."
웅얼웅얼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가 하는 말에 잠깐 얼이 빠졌다.
"에."
과묵? 보쿠토한테 과묵? 과묵한 보쿠토라니 똑똑한 보쿠토만큼이나 말이 되지 않는 표현이다. 애초에 병기될 수 없는 단어의 조합이잖아. 보쿠토가 과묵이라니. 지금도 3분만에 뭐라 표현하기 힘든 괴성을 질러버렸고.
"보쿠토가? 왜 과묵해져?"
이유를 묻자 보쿠토가 파묻혀있던 고개를 조금 들어 힐끔 눈치를 보듯 시선을 보내왔다.
"전에…."
이상한 영화라도 보고 과묵한 캐릭터를 동경하게 되어버린 걸까. 포기하라고 말해주는 수밖에는…
"과묵한 사람이 좋다고 했잖아."
"누가?"
아카아시 군? 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보쿠토가 한껏 풀죽은 얼굴로 대답해왔다.
"네가."
………….
눈이 마주쳤다.
"나, 초과묵하게 연습해올 테니까…."
"…어, 어."
한껏 풀죽은 한심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도 어쩐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어쩌면 오늘 보쿠토보다 내가 더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다.
누구냐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