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이/드림/코미나토 하루이치] 방금 지나간 구급차 봤어? 하룻치의 알파력에 기절한 내가 타고 있었어
*전력 드림 60분
*주제: 짓궂은 장난
*다이아몬드 에이스 코미나토 하루이치 드림
*캐붕주의...
방금 지나간 구급차 봤어? 하룻치의 알파력에 기절한 내가 타고 있었어
점심 시간, 신나게 밥을 먹고 소화시킬 겸 잠깐 걷고 있던 중 눈에 띈 건 눈에 익은 핑크색 뒤통수였다. 작은 체구에 어딘가 반듯한 걸음걸이까지 종합하면 틀림 없이 두 학년 아래의 귀여운 후배 코미나토 하루이치다.
"하룻치!"
결론을 내리고 그쪽으로 얼른 달려가며 이름을 부르자 뽀얀 얼굴이 돌아봤다.
"선배."
"안녕!"
"안녕하세요."
긴 앞머리 아래의 입술이 인사를 건네며 생긋 웃었다. 천천히 걸음 속도를 줄이는 하루이치의 옆으로 얼른 다가갔다.
"식사는 하셨어요?"
"아까 먹었지. 하룻치는?"
"저도 먹었어요."
재잘재잘 잡담을 나누면서 함께 교실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웬일로 밥 먹고 오는데 후루야가 옆에 없나 했더니 지난 번 쪽지 시험 성적 때문에 교무실에 불려갔다는 모양이다. 슬쩍 물어봤더니 하루이치는 하나만 틀리고 말았다고 하고. 같은 야구부인데 성적이 이렇게까지 천차만별인 건 좀 신기하군.
"이번 주에도 연습시합 있어?"
"아마 그럴 것 같아요."
"앗, 잠깐만 하룻치."
살랑살랑 불던 바람이 하루이치의 긴 앞머리 한쪽에 나뭇잎을 떨궈놓고 갔다. 나뭇잎을 떼주려고 손을 뻗자, 하얀 얼굴이 잠깐 움찔 뒤로 물러났다가 돌아왔다.
"때리려고 하는 거 아니거든."
"아, 네. 죄송해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 얌전히 고개를 숙이는 하루이치를 보고 있자니 왠지 짓궂은 마음이 솟아오른다. 뭐 귀여운 걸 괴롭히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생각해.
"하룻치, 있잖아."
"네?"
"앞머리 한 번만 넘겨봐도 돼?"
"엣."
아니 정말 어쩔 수가 없다니까. 화들짝 놀라는 모션까지 귀엽단 말이야. 앞머리에 붙었던 나뭇잎은 이미 떼어서 던져버렸지만 손이 근질근질해서 뗄 수가 없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안 돼?"
일부러 눈을 여러번 깜빡이면서 최대한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한동안 고민하던 하루이치가 새빨개진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이라면."
"와!! 고마워!!"
장난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앞머리 아래 눈매를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피부도 입매도 예쁘고 아주 가끔씩 언뜻 보이는 눈도 예쁜 게 틀림 없는데, 정말 스치듯이 본 것뿐이고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늘 아쉬웠다. 예쁘게 생겼다고 생각한 게 착각이었는지 정말인지, 아니면 료스케하고 똑같은 실눈인지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실례합니다! 커튼 좀 걷겠습니다!"
"혹시 지금 놀릴 생각 만만이지 않으세요?"
"삐빅! 착각입니다."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하루이치의 앞머리를 갈라 쓸어넘겼다.
"아."
눈이 마주쳤다.
"………."
생각보다 훨씬 귀엽달까 예쁘달까 잘생겼달까. 어딘가 사랑스러우면서도 남자아이다운 느낌이 있는 눈매였다. 새빨개진 얼굴에 불안한 듯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눈동자가 깊다. 세상에. 귀여워.
"…이제 됐어요?"
"아, 어! 아니 잠깐만!"
"아직이에요?"
잠깐 홀린 듯이 커다란 눈을 들여다보다가 하루이치가 어딘가 안절부절 못하면서 건넨 말에 정신을 차렸다.
"하룻치…생각보다 훨씬 귀엽다."
"음…."
"너무 귀여워 하룻치. 왜 얼굴 가리고 다니는 거야? 아까워! 내가 하룻치 얼굴이면 매일매일 거울 보느라 정신 없겠다. 좋겠다! 귀여워!"
앞머리를 붙잡은 채로 생각나는 칭찬의 말을 이것저것 쏟아붓자, 하루이치는 안 그래도 빨간 얼굴에 채도를 더했다.
"이제 그만…."
"에. 아까워…귀여운데. 더보고 싶은데!"
부끄러워하는 얼굴에는 사랑스럽다는 말 외의 표현을 붙일 수 없었다. 괜히 장난기가 솟아올라 얼굴을 놓아주지 않았던 건 덤이었다.
"……."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붉어진 얼굴을 했던 하루이치가 잠깐 입을 뻐끔거리다가 자신의 얼굴을 잡고 있던 내 손을 붙잡아 끌어내렸다. 긴 앞머리가 다시 스르르 내려와 하루이치의 얼굴을 다시 반쯤 가렸다. 아쉽다. 하루이치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장난 그만하세요."
"에."
들켰나. 괜히 뻘쭘해져서 슬쩍 물러서려고 했는데 잡힌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화났나?
"…미안. 부끄러워하는 게 귀여워서 그랬어."
사과하면서 다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실패. 별로 힘을 준 것 같지도 않은데 붙잡힌 손은 꼼짝도 안 한다. 눈을 깜빡이고 있었더니 하루이치가 손가락 사이에 깍지를 끼어왔다. 손가락 사이에 닿은 하루이치의 손이 뜨거웠다. 살짝 갈라진 앞머리 사이로 드러난 눈도 마찬가지였다.
"하, 하룻치? 화났니?"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하루이치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만."
화…난 게 아니라면 다행인데. 그럼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조금 긴장한 채로 눈만 끔뻑이고 있었더니, 진지하게 내 얼굴을 들여다보던 하루이치가 불쑥 다가왔다. 윗입술 근처에 짧게 체온이 스쳐지나갔다.
어.
잠깐만. 이게 뭐야.
"…어?"
"사실은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하, 하, 하, 하룻치?!"
하룻치가 다시 발그레해진 얼굴로 웃었다.
"이것 봐. 역시 선배가 부끄러워하는 쪽이 훨씬 귀여워요."
.....?!?!
이게 모냐